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통일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 내에서 사전에 논의를 거쳐 제안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은 “통일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준비하자는 논의가 대통령으로서 지금 시점에서 이르지 않다는 점에서 주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는 어제 “앞으로 통일부 차원에서 면밀한 내부검토 등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유관부처, 학자, 전문가, 국회 등 각계와의 협의와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이 통일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국가적인 또 국민적 차원에서 큰 담론을 제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잇따라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북한이 개방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히 붕괴할 경우 2040년까지 들어갈 통일비용이 점진적인 개방을 거쳤을 경우에 비해 7배 가량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너무 앞서간다는 느낌이 드는지 청와대는 작년에도 이 얘기를 넣느냐, 아니냐를 갖고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며 갑자기 불거진 것이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통일세’에 대한 공론화는 불가피하다. 야당에서 북한을 자극할 것이란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이미 정치권은 물론 관가에서도 통일을 대비한 시나리오에 따라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 현재 통일세는 세 가지 관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첫째 현재 남북관계에서 시의성이 맞는지 부분이다.
천안함 국면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을 준비하자는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된 상태를 풀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둘째 통일세 부담을 누가 질 것인지도 문제다. 세제 전문가들은 새로운 항목을 신설하기보다는 부가가치세 인상이 가장 손쉬운 방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가세는 조세 저항이 작은 간접세인데다 약간의 세율 인상만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인상률을 적용받는 역진적인 구조여서 서민층의 피해가 크다. 다른 방법은 소득세와 법인세를 높이는 것으로 이는 소비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 의지를 추락시킬 위험이 있다. 셋째 통일세를 걷는 것이 통일을 대비해 효과가 있는지 여부다. 이 부분은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 보듯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을 극복하고 한민족이 세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선 통일이 필요하다. 그 전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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