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심층분석] 글로벌 식량 공급불안, 한국경제를 위협하는가?

최근 소맥, 대두, 옥수수 등 곡물의 국게가격이 올 하반기 들어 급등함에 따라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가뭄과 홍수와 같은 기상재해가 발생해 공급불안이 확대된 것이 가격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은 곡물수출을 제한하는 자원민족주의 조치를 단행한 상태이다. 20세기 말부터 기상이변의 빈도가 늘어나고 파급 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곡물의 공급불안과 가격변동은 확대될 전망이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발생 시의 강도도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곡물가격 변동 폭도 점차 커지고 가격변동 주기는 짧아지는 추세다. 그리고 수출제한 국가가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공급불안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 2007년과 2008년에도 주요 곡물수출국은 내수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제한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이러한 곡물가격 변동은 신흥국에 인플레이션 우려와 식생활 불안감을 조성한다.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유가상승과 식량위기가 원인으로 꼽히며, 최근엔 중국의 농식품가격 상승과 임금인상이 수출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차이나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식량 공급불안 현황과 한국의 자급 및 수입 구조를 점검하고, 불안 요인이 더 커졌을 경우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곡물가격의 경우 올 하반기 후 남반구도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 여름 북반구에 기상재해가 집중 발생한 후 겨울에는 남반구도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가 올 겨울 브라질 등 남반구 곡물 생산지대에 피해를 줄 위험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곡물의 공급불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곡물가가 하반기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 살펴보면 달러화 약세로 인한 투자자금이 곡물시장으로 유입되는 등 금융요인에 의한 수요가 늘어 신흥국 중심으로 한 실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반기 소맥 평균가격은 상반기 대비 35.7%, 대두는 20.5%, 옥수수는 17.1% 상승이 예상된다. 기상이변 확대로 공급이 더욱 감소할 경우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쳐 0.27~0.54%p 상승할 전망이다. 앞선 전망대로 곡물가가 상승할 경우 0.27%p 상승하고, 공급 감소가 심할 경우 0.54%p까지 상승이 예상된다. 그리고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은 곧바로 국내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4~6개월의 시차 후에 물가상승으로 연결된다. 소비자물가는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쳐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가중되고 서민 체감 물가불안이 심화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은 하락 추세를 지속해 2008년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49.2%와 26.2%를 기록했다. 국민 식생활의 서구화가 가속화되면서 쌀 소비는 줄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과 사료용 곡물 수요가 증가해 곡물소비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반면 OECD 주요국의 경우 매우 높은 곡물자급률로 공급충격 발생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가격변동에 대응하고 물가 불안심리 진정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곡물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물과 선물 시장을 통한 곡물의 비축재고량을 늘리는 한편, 곡물의 공동 구매 및 직접 구매를 확대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개도국 농업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기업의 진출을 확대해 공급루트의 다양화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글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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