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유로존이 출범 1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크기 및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를 유로라는 이름으로 묶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에 대해'선별적 디폴트(채무불이행)' 허용방안까지 들고나섰지만 이러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문제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데다 유로존을 이끌 만한 리더십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유로존은 총체적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문제에 골치를 앓고 있는 사이에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이 호시탐탐 유로존 이탈을 엿보고 있으며 독일 등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EU가 포르투갈에 대해 이탈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도 유로존 붕괴의 조짐을 초반부터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유로존 와해에 대해 '낮지 않은 가능성'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12일 이탈리아총리가 재정위기 확산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우려해 진화에 나섰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의회에 재정감축안을 신속하게 채택해줄 것을 촉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최전선에 서있다”며 재정감축안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승인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탈리아 의회가 이번 주말까지 재정감축안을 채택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 “우리는 공통의 이익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탈리아 정부의 공공재정 통제 능력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다른 어떤 나라보다 뛰어났다”며 “정부는 안정돼 있고 강하다. 다수는 단결돼있고 결연하다”며 정부에 내분이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심상치 않은 이탈리아= 지난 11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유로존 가입 이래 최고치인 5.67%까지 치솟았고 이탈리아 밀라노증시는 4% 가까이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특히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디트 주가가 6.3% 하락했다. 실제로 7월중 유니크레디트 주가는 무려 25% 급락했다.
이미 지난주 말 투매 사태에 놀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 국가)은 유럽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긴급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그리스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를 합친 것보다 배나 많은 9,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가 무너지면 더욱 상대적 채권국과 채무국 사이의 입장차이는 뚜렷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나 유로존 비중을 감안하면 유로존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시장 역시 발행 채무가 총 1조6,000억유로에 달하는 이탈리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 유로존은 제대로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전체위기로 확산되나? "유로존 와해 가능성" 우려>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신용도 하락, 채무규모 및 국내 정치, 경제상황은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각국내 동일한 고민은 "과연 '유로존'가입이 득이었던가?"라는 질문이다.
EU는 이미 포르투갈이 물가상승과 저성장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포르투갈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은 뒤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포르투갈이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당장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유로화를 사용하면서 나타났던 부작용을 없애고 근본적으로 국가 체질을 개선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로화 사용으로 인하여 발생한 자국 통화 가치의 조절기능이 배제된 가운데 경제난을 극복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실제로 유로화를 포기하고 자국 통화를 사용할 경우 자국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해 자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대표적 세계 금융 회의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심지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그리스를 비롯해 포르투갈도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루비니 교수는 "유로존이 최적의 통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유로존 주변국이 경쟁력과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통화연합체에서 탈퇴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각국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을 전했다.
현재 유로존 회원국들은 똑같은 금리와 똑같은 환율을 적용받아 각국 경제사정에 맞는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을 사용하지 못한다. 각국 정부가 재량대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재정정책밖에 없어 결국 방만한 재정운용이 유로존의 심각한 부채위기를 야기하는 원인이 됐다.
이는 상대적 채권국에 해당하는 독일의 경우도 고민은 마찬가지이다.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 다트머스대 교수는 "독일인들이 타국 지원에 반대해 유로화를 버릴 가능성도 있어 유로화 붕괴에 대한 정치적인 영향도 매우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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