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제2의 카드사태’ 우려…카드사 경쟁력 높여라

외형경쟁 지속시 수익성 악화 불가피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카드사간 외형경쟁 심화 속에 거주자 해외카드 사용 증가 및 카드대출 확대 등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일각에서는 '제2의 카드사태' 우려가 일고 있다.

물론 현재의 여건은 2002년말 카드사태 당시보다 크게 개선돼 재발 가능성은 아직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외형경쟁이 지속될 경우 1990년대 미국이 경험한 카드산업의 위기와 같은 어려움이 올 수 있다"며 "현재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제고에 역점을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제2의 카드사태 올까?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금융위기에도 이어진 경영호조 속에 회원유치와 카드대출 경쟁 등 외형경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 모집인은 전년대비 1만6000명 증가한 5만1000명이다. 카드대출 규모도 전년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한 24조9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하나카드(現 하나SK카드), 올해 KB국민카드 등 은행의 카드겸영업무 분사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KT의 BC카드 인수 등 통신회사의 카드업 진출도 예정돼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금융위기 당시 큰 폭으로 줄어든 거주자 카드사용이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해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했다.

올 1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로 전분기 대비 2.5% 증가한 2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과거 카드사태의 원인이 됐던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이 전년대비 19%나 늘었다. 이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6.3%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하지만 우선 모집인 관리 및 방법 등 질적인 차원에서 2002년 말 당시와 비교하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 수 뿐만 아니라 등록도 여신금융협회에서 선정해 관리하고 있는데다, 연회비 10%를 초과하는 경품제공이나 길거리 모집도 금지돼 있다.

카드사의 재무상태도 비교적 양호하다. 2003년 카드대출 규모는 연간 276조6000억원, 연체율은 28.3%였으며 차입금의존도는 96.2%였다. 특히 부채비율은 2004년 무려 1594%에 달했다. 반면 2010년 카드대출 규모는 연간 105조3000억원, 연체율은 1.7%다. 차입금의존도 및 부채비율은 각각 57.8%, 261%로 개선됐다.

카드사태 이후 총이용 금액 중 카드대출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반면, 판매신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카드 이용의 건전성도 지속되고 있다.

총 이용금액 중 판매신용 비중은 2001년 31.2%에서 2010년 78.7%로 상승했다.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 비중은 2001년 68.8%에서 2010년 21.3%로 하락했다.

또한 최근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이 늘어나는 등 카드사용이 과소비와 가계부채의 원인이라고 지목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인당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은 축소추세에 있으며, 비거주자의 경우 국내 카드사용이 1인당으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이 2006년부터 소폭 증가세지만,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이후 매우 낮아진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 1990년대 미국 카드산업 위기 때와 유사

1980년대 성장을 지속해 온 미국 카드산업은 1990년대 경기호조에도 불구, 경쟁 심화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이는 결국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1990년대 포화상태에 도달한 미국 카드시장에서의 경쟁이 과열됐고,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DM영업 확대와 마케팅경쟁을 펼치면서 영업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또 카드사의 저신용자시장 진입 확대로 신용리스크가 증대하고, 과소비 등에 의한 가계부채 및 개인파산 증가에 따른 카드사 대손율이 급증했다. 결국 1990년대 중반 이후 퇴출사업자 증가, 중소형카드사의 카드자산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국내에서도 모집인 및 카드발급 증가,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에 따라 마케팅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경비율도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부터 금리 상승기조가 본격화된 것을 반영하면 금융비용률도 상승 추세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연체율이 가계부채 증가, 저신용자의 카드사용 증가 등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KCB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에 대한 발급건수가 2009년 64만건에서 2010년 100만건으로 증가했다. 2010년 카드 연체율이 1%대로 낮아졌지만 금융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저신용자의 연체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 내실경영에 초점을

따라서 카드업계의 경영은 내수시장에서의 외형 경쟁보다는 안정과 내실에 중점을 두면서 고객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최근 제2금융권을 통한 가계의 자금수요 증가와 카드사들의 현금대출 확대 전략이 맞물려 수익성 저하와 자산건전성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신용자 대상의 공격적 마케팅보다는 기존 고객의 유지와 메인 고객화 등으로 수익성, 건전성, 유동성 중심의 보수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저신용 고객에 대한 금리 조정과 이용한도 조정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 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고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카드관련 신사업 발굴 노력과 고령화 관련 카드상품 개발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 연구위원은 "리볼빙카드 활성화를 통한 이자수입 증대와 결제관련 신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회원자격 심사 및 발급 승인, 이용한도 부여 및 변경, 신용카드 이용관련 대금 결제, 거래승인 등 분야에 대한 아웃소싱을 고려할 수 있다"며 "모집 및 관리비용 절감을 위한 휴면카드 축소 유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모바일 시장 확대와 관련한 신규사업 확대와 보험대리 및 여행알선 등 부대업무를 통한 업무영역 확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진 신상품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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