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보상안에 대해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에 대해 "금융질서를 교란하고 재정 규율도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판단하겠지만, 정부는 그런 법안이 채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렇게 휘둘리면 국제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질서 뒤흔들 우려
정부의 이같은 이례적인 반대입장 표명은 정치권이 제시한 특별법에서 피해자 보상 대상으로 포함시킨 예금보험 보장한도를 넘는 5천만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 채권 투자자에 대한 전액보상이 금융시장 질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납부한 예금보험료로 보장한도인 5천만원을 넘는 예금을 보상한다는 것은 부분보장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후순위 채권 피해자들까지도 보상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예금이 아닌 채권을 보상하는 것은 자기투자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채권 투자의 기본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피해자 보상보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금융계 인사는 "5천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 채권 투자자의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는 정치권의 방안이 현실화하면 시장에 도덕적 해이 현상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예금과 같은 고위험상품 등에 뭉칫돈이 몰릴 수 있고, 이렇게 불린 돈으로 저축은행이 이번 부실 및 영업정지, 퇴출의 원인이 되었던 부동산 대출 등에 나서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자자들은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고금리예금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기를 원할 것이고, 이러한 예금자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과열 경쟁을 낳을 수도 있다. 설령 이런 가운데 큰 문제가 발생해도 예금자는 정부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정치권의 특별법은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모럴해저드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6월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축은행에 투자한 예금과 후순위채권 전액을 보상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예금자와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도 김 위원장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원리금 5천만원 초과 예금에 대해 전액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금융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전액을 보상한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 형평성 문제 제기
또한 이번 법안은 이전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는 이번 법안에서 올해 영업이 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등과 함께 지난 2009년 영업정지된 전일·전북·으뜸저축은행 예금자를 보상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에 앞서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보상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2001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영업정지된 24개의 저축은행의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법안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신들도 피해보상자에 포함시켜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2009년 영업정지된 유사금융기관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장차 발생하게 될 유사사례에 대한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정부로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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