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獨언론, 한국재벌 집중조명... "韓 대기업, 세계시장 잠식"

한국은 '문어의 나라' 제목 기사… 한국 재벌의 명암 조명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한국의 재벌은 일종의 도발이다. 경영이론에 따르면 이 공룡들은 오래 전에 사망했어야 한다. 하지만 세계 속도를 무서운 속도로 잠식해가며, 서구경영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29일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자매 월간지인 매니저 마가친(Manager Magazin)은 10월호에서 4개 지면을 통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재벌의 성공 신화와 그 명암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특히 이 잡지는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떠받치는 독일의 산업 구조와 비교하면 한국 재벌이 그리 건강해 보이지는 않지만, 세계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며 성공해 가는 모습은 매우 경이롭다”는 시각으로 한국의 재벌에 대해 접근했다.

‘문어의 나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잡지는 “한국만큼 소수 기업집단이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는 선진국은 없다. 문어발식으로 확장해온 이들 재벌은 국내총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구 경영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이 아닌 매우 강력한 한국기업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애플이 경쟁기업인 삼성전자를 소송전으로 끌어들인 것은 자신들의 공포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가 “도요타가 아닌 현대가 가장 두려운 경쟁자다. 현대는 전 세계를 공략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최근에는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 전시부스를 찾아 현대차 준중형 해치백 i30를 꼼꼼히 살펴본 뒤 그 기술력에 놀라며 임직원들을 질책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빈터코른 회장의 유투브 동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재벌은 발명가가 아닌 모방에 불과했지만, 더 이상 빠른 추격자가 아니라 이미 선도자가 됐다. 스스로 트렌드를 조성한다”는 로널드 빌링거 매킨지 서울사무소장의 평가도 소개했다.

매니저 마가친은 "재벌의 성공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다시 4∼5%에 이를 정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한국식 모델의 성공’은 한국의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프리카의 가나와 비슷한 수준의 빈국이었지만, 반(反) 시장경제 주의자인 박정희 대통령이 차관을 얻어 기업을 지원했고, 삼성, LG, 포스코, 현대 등이 바닥에서부터 기적을 일궈냈다고 소개했다.

또 이 잡지는 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 출신이라며 정치계와 대기업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기술'과 '의료산업'을 예로 들면서 관료들이 결정하면 경영자들이 이를 시행하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한국은 움직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성공적이라는 것이 이 잡지의 평가다.

그러나 이 잡지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갖는 위험성도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재벌은 창업자 가문들에 의해 적은 지분으로 통제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조차도 기업경영구조를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인들은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 미숙하다”는 위르겐 뵐로 한독상공회의소 소장의 말을 전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독일기업들보다 더 자주 ‘실험과 오류’ 방식을 따른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AI 설루션 전문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HBM 등으로 축적한 AI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29일 밝혔다. AI Co로 불리는 신생 회사를 통해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93조8천억원, 영업이익 20조1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DS(Device Solutions)부문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7조7천억원 증가한 93조8천억원으로 9%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조9천억원 증가한 20조1천억원으로 65% 확대됐다.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미국 텍사스 대규모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가 금융조달과 사전 공정을 마치고 본공사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 ‘루시(LUCY)’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프로젝트 루시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한국중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EIP자산운용, PIS펀드 등이 참여하는 ‘팀 코리아’가 추진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