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CJ그룹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다. CJ는 다른 이동통신업체들과 같은 자체적인 통신망은 없지만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50% 저렴한 요금과 CJ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컨텐츠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3강 체제로 이뤄진 통신업계에 예전과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만만치 않은 강적을 만났기 때문이다.
CJ그룹의 계열사인 CJ헬로비전은 12일 KT의 이동통신망을 빌려 음성통화와 데이터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이동통신 재판매(일명 MVNO)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MVNO는 이동통신 설비가 없는 기업이 다른 통신사의 망을 빌려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현재 17개 기업이 MVNO 사업에 진출해 약 33만 명이 가입해 있다. 기존 MVNO 사업자들은 모두 중소 중견기업인데, 이번에 최초로 대기업 CJ가 뛰어들었다. 브랜드 이름은 ‘헬로(가칭)’로 정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이번 계약으로 인해 현재 갖고 있는 유료 케이블TV와 인터넷, 전화사업에 이어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방송·통신 전 사업분야를 갖추게 됐다.
CJ헬로비전은 CJ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340만 명의 유선가입자를 이동통신 가입자로 전환시킬 경우,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8월말 기준으로 922만명 수준인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에 이어 단숨에 4위로 뛰어오른다. 또한 CJ의 다양한 서비스에 호응하는 가입자들이 늘어날 경우, 이동통신업계에 새로운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외식사업을 하는 CJ푸드빌이나 홈쇼핑 판매를 하는 CJ오쇼핑 등도 CJ그룹의 이동전화 가입자 확보를 돕는 유통망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CJ헬로비전은 KT망을 빌려서 서비스하기 때문에 통신 품질은 KT와 동일하지만 별도의 망 구축 비용이 들지 않는데다(대신 망 사용료는 지불해야 한다) 다른 부가서비스를 최소화하고 마케팅 비용도 대폭 줄여 기존 이통사보다 최대 50%가량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영화, 음악, 방송, 식음료, 유통 등 CJ그룹의 특화된 콘텐츠로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존 저가 통신 업체들이 음성 통화 중심의 사업을 펼쳤던 것에서 탈피해, 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주 서비스로 삼겠다는 것이다. CJ헬로비전은 최대 유선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가입자가 220만명을 넘어선 N스크린 방송인 ‘티빙(tving)’도 서비스한다. 또 모그룹인 CJ는 영화관 CGV와 CJE&M의 음악·방송·게임콘텐츠, 식음료사업인 CJ푸드빌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콜드스톤·빕스, 유통망인 CJ올리브영·CJ오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모든 콘텐츠들을 결합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다른 이동통신사들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CJ그룹이 보유한 케이블방송의 드라마·오락 채널과 음악·게임·영화관 등 문화 콘텐츠를 통신 상품과 함께 묶어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 5만5000원을 내면 케이블 방송,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전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CJ CGV에서도 영화도 보고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인 빕스(VIPS)에서 식사도 할 수 있는 파격적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의 강점을 살려 이동통신 3사의 틈새시장을 파고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12월쯤 시범 사업을 한 뒤,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가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체 통신망 없이 다른 경쟁사의 통신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해야 하는데다, 강력한 경쟁력으로 다른 이통사에 가입되어 있는 기존 가입자들을 빼앗아와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7월 태광그룹이 계열사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을 통해 저가 통신 사업에 뛰어들어 요금을 20~30%가량 낮춘 상품을 내놓았지만 가입자가 고작 2700여명에 그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KT와 CJ가 자신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음에도 손을 맞잡은 것은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CJ는 KT를 통해 통신망을 갖추지 않고서도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그리고 KT는 CJ가 확보할 이동통신 가입자까지 가입자로 포함할 수 있어 그동안 열세를 보여온 SK텔레콤과 가입자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CJ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상호 공유할 수 있다.
이번 CJ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CJ그룹이 통신사업을 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의 강점은 제1의 케이블 업체라는 것이다. 기존에 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결합 판매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방송 사업을 하는 CJ E&M과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 영화관 운영업체 CJ CGV 등이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 통신업체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한다는 점은 CJ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HMC투자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CJ가 KT에 사용 대가를 제공해야 하는데, 비용 투입이 큰 사업이다. 아무래도 기존 통신사업자보다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통신업종 내 3강 구도가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됐는데, CJ가 얼마만큼 파문을 일으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CJ그룹주는 동반상승했다. CJ는 5.01% 올랐고, CJ E&M(1.82%), CJ CGV(1.22%), CJ오쇼핑(2.3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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