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 경제발전 놀라워… 올해말 1인당 GDP EU 평균보다 높아져"

이코노미스트 `정상에서 무엇을 해야하나'… "혁신·기업가 정신 필요"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경제의 발전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최근호에서 3개 면에 걸친 `정상에 도달한 한국 경제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What do you do when you reach the top?)'라는 분석기사를 통해 "한국의 영웅적인 경제 발전 사례가 성공을 추구하는 다른 나라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국은 개발원조를 받던 나라가 불과 한 세대에 걸쳐 부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국가여서 많은 가난한 국가들로부터 중국이나 대만·싱가포르·홍콩보다 더 훌륭한 경제 성장의 모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또 전쟁 이후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아프리카 최빈국과 거의 같았으나 2011년말이면 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1천750달러로 유럽연합(EU) 평균 3만1천550 달러보다 높아진다고 이 잡지는 추산했다.

한국은 경제 성장과 함께 민주화도 이룩했으며, 이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빠르게 회복하는 유연성까지 갖췄다고 이 잡지는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생활 수준에 근접하려고 한국이 끊임없이 추격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연간 4.5% 성장을 지속하고 미국이 2.5% 성장을 한다면 한국은 미국을 몇년 뒤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는 "국가나 기업이 뒤쫓아 갈 때에는 누군가가 하는 것을 보고 그들보다 잘하면 된다"면서 "현대자동차나 조선업체들은 이 점에서 탁월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전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한 한국이 더 이상 무엇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자체적인 경험을 통해 개척해 나가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현재 한국 경제의 모습을 ▽ 생산성 높은 스타하노프식 노동력, ▽ 강력한 재벌, ▽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 높은 사회적 응집력으로 요약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우수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네덜란드나 독일의 1.5배에 해당하는 노동을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지만, 향후 근로시간을 줄이고 숙련된 인력을 늘리는 과제가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나 최대 컨테이너를 생산하는 조선업체들을 보면, 한국의 재벌 기업은 전체 노동력의 4분의 1에 불과한 인력을 고용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등 강력한 재벌 구조를 한국 경제의 특징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잡지는 재벌기업들이 부정행위, 분식회계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질식시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재벌 기업들이 벤처업체의 머리 좋은 인재들을 낚아채 평범한 직장인(company man)으로 바꿔놓고 있다"면서 "숲에서 햇빛을 모두 차지하는 재벌이라는 나무 아래에서는 아무 것도 자랄 수 없다"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벤처업체에서 빠져나와 모두가 위험을 피해 재벌이라는 피난처로 들어가면 기업가 정신은 실종되고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또 최상위층 10%와 최하위층 10% 사이의 소득을 분석해보면 한국은 과거보다 더 불평등해지고 있고, 특히 노령인구의 빈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사회적 지출을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기사 말미에 "한국 경제 모델의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한국이 성취한 성과나 한국의 지속적인 힘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이 구텐베르크보다 2세기 앞서 금속활자를 개발했던 것처럼 내재된 혁신의 자질을 앞으로 끌어낸다면 앞길이 더욱 빛날 수 있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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