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출고보류] 조선·유통·철강업계는 강제퇴직 `안전지대'

1∼3위 실적 선방ㆍ설비 투자 덕분…일부 업체는 고용 확대

이호영 기자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세계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국내 산업계에 감원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지만, 조선, 유통, 철강 업종은 인력 구조조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올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렸거나 신규설비 투자로 추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업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다 직원 중 외주인원 비중이 높아 인력을 줄일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성기종 대우증권 소재ㆍ중공업팀장은 "조선업종은 지난해 연말 정리해고를 했다가 재고용하는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사람을 더 뽑는 추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는 올해 해양설비 부문에서 높은 수주를 달성했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문 매출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현대미포조선, STX조선은 현재 수주 잔고가 2년 안팎의 분량이어서 현 상황에서 인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관측됐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체는 전체 인력 중 직영인원 비중이 낮은 편이다. 만약 일감이 없더라도 외주인력 비중을 먼저 줄이면 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 유통ㆍ음식료 업종에서도 아직은 별다른 감원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에 유통 업종은 올해보다 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지만, 신규사업 투자나 고용은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홍성수 연구원은 "유통업체들은 정부 규제 강화 탓에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신규사업 투자나 고용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음식료 업종 가운데 하이트진로[000080]의 구조조정설이 있으나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합병 전에도 누누이 강조했지만, 감원 계획은 없다. 합병으로 영업 부문에 유휴 인력이 생길 수 있으나 영업 대상을 확대할 것이므로 감원 필요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철강업체도 인력은 줄이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등 대형 철강업체는 업황 부진에도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고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면서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증권 김건우 애널리스트는 "주요 철강업체들은 호황기인 2007~2008년에 계획했던 생산설비 투자를 마무리하고 고로 등 새로운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사업현황 악화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지만, 인력은 오히려 꾸준하게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는 불황 극복을 위해 최근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올해 투자규모를 7조3천억원에서 6조원으로 낮추기로 했으나, 인력 구조조정 등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창립 이래 인력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 일부 투자 집행을 늦추고 원가절감 목표액도 높였으나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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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태풍' 외국에선 산업계 전방위 강타>  

유럽ㆍ美ㆍ日ㆍ대만 유명 기업 줄줄이 대규모 감원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금융시장 혼란과 장기 불황 여파로 생긴 `감원 태풍'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태풍의 눈'에는 은행권이 들어 있다. HSBC,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세계 대형은행들은 금융위기로 수익이 급감하자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전기전자(IT) 업종에서도 감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노키아와 필립스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위기 탈출 차원에서 무더기 인력 감축안을 선택한 것이다.

 

 

 
◇감원 폭풍 금융권 강타
미국 은행권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단행한 바 있다. 위기가 진정되자 감원 인력을 재고용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지난 8월 3천500명의 추가 감원 구상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7월에 인력을 3%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증권업계에도 감원 폭풍 상륙이 임박한 상태다. 지난달 11일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관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증권업계가 내년 말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관측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 증권업계에서 2만2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내년까지 감원 전망치를 합치면 인력 감소율이 17%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유럽에서도 인력 감축 바람이 만만찮다. 지난 7월 2천 명 감원 계획을 밝힌 크레디트스위스가 1천500명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 방크도 2천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올해 3천500명을 감원하는 바클레이즈를 비롯해 로이드,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 등 영국계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상대적으로 3분기 실적이 양호했던 유럽의 대형 금융회사 ING 그룹도 2천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유럽 금융위기에 선제로 대응하려는 차원이다.

   HSBC는 2013년 말까지 전체 임직원의 10% 수준인 3만명을 줄여 연간 35억달러를 절약하기로 했다. 미국 동북부지역 소비자금융 지점 195곳은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서유럽 은행들의 감원 규모가 모두 8만6천273명에 달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주 은행 감원 규모(3만6천951명)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수석연구원은 16일 "금융기관은 유럽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원 등 고용 부문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에 ITㆍ車 업종도 감원 속출
경기 둔화 탓에 IT 등 비금융권 기업들도 대규모 인력감축이라는 고육책을 내놨다.

   세계 경기 침체로 PC, TV 등 ITㆍ가전제품 시장이 위축되고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부품 가격도 하락해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필립스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급감했다며 4천5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일자리 7천개를 줄인 휴대전화업체 노키아는 올해 말까지 3천500명을 더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9월에 발표했다.

   이 회사는 루마니아 클루지 공장을 폐쇄해 2천200명을 해고하고 미국과 독일에서도 고용 규모를 1천300명 줄이기로 했다. 또 핀란드와 헝가리, 멕시코 공장에서도 인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본의 전자부품 업체인 TDK는 엔고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전체 인력의 12%인 1만1천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대만에서도 인적 구조조정과 무급 휴가를 실시하는 IT 기업이 늘고 있다.

   콴타와 인벤텍이 각각 1천명과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밝혔고, 정리해고를 검토 중인 IT 기업도 많다.

   대만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12개 기업이 2천801명을 대상으로 무보수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부분 LED와 태양광 에너지 관련 업체들이다.

   자동차회사들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감원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앵은 내년에 최대 5천명 감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알려진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BYD)도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다. 경영상태가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판매법인은 전체 직원 2천700명의 70%가량인 1천900명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기는커녕 불안이 계속되자 세계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감원 움직임에는 부정적 경기전망이 반영돼 있다. 다만, 모든 감원을 일괄적으로 부정적 경기전망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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