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일임매매ㆍ보고서유출ㆍ수수료…사장이 책임져라"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각종 불법, 편법, 사고 등 내부통제기능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2개 증권사와 8개 선물사는 금감원이 지난달 중순 내려보낸 지도공문에 따라 내부통제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결과 보고서 제출 시한은 다음달 10일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본사 각 부서와 영업점에서 지도공문 체크 리스트대로 내부통제 실태 자료를 취합 중"이라며 "아직 자료 분석 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증권사 내부통제 실태 점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점검 범위도 넓어졌고 강도 또한 높게 진행되고 있다.

결과 보고서도 증권사 대표 명의로 제출하도록 해 대표가 책임지도록 하는 등 체크 리스트 항목 수도 예전보다 많아졌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의 목적이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데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이 제시한 체크 리스트에는 변동성 장세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과열 양상을 빚을 가능성을 차단하는 기능에 대한 점검도 포함됐다. 파생상품 포지션과 증거금 한도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이를 위한 전산시스템은 갖춰져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 것이 그 예다.

폭락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일임매매도 체크 리스트에 올랐다.

일임매매는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유가증권을 거래하는 것을 가리킨다. 주가가 급락한 지난 8월 초에는 일임매매로 거액의 손실을 낸 증권사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체크 리스트가 광범위한 수준이라 이번 점검이 단순히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예전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며 "금융사고를 낼 수 있는 부문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를 거의 다 들여다보라는 식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가 지탄의 대상이 되자 금감원이 군기 잡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차익거래와 관련된 내부통제 점검 항목에 수수료와 예탁금 이용료 체계에 대한 점검이 포함된 것이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증권사들은 최근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손쉽게 수익을 올린다는 지적을 받자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수수료 면제 결정에 맞춰 뒤늦게 수수료를 줄줄이 내린 바 있다.

감사원이 금감원의 금융감독 기능을 감사하는 과정에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예탁금 이자 수백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업계에서 논란이 된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기관투자자의 어두운 공생관계도 점검 항목에 포함됐다.

리서치센터의 기업분석 보고서가 기관투자자에게 사전 유출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보고서 공개 과정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한 것.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업계에서 발생한 여러 사고와 논란에 대해 자체 점검하라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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