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글로벌 위기로 기준금리 반년째 동결

고물가·경기둔화 우려 속 `고육지책'

조동일 기자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반년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고물가와 유로존 재정 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를 동시에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4%를 넘었고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더 요동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년째 금리가 꼼짝도 못하게 묶여 있어 한은의 통화정책이 탄력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기둔화 가시화로 6개월째 동결

금통위는 유로존 문제가 본격화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한 차례도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경기로 본격적인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1년 3분기 경제는 3% 성장에 머문 가운데 내수 위축이 가시화됐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나 증가율은 2009년 3분기 0.4%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는 선박과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부진해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국내외 경제예측기관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8%, 한국금융연구원은 3.7%,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3.6%, 현대경제연구원은 4.0%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도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4.0%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정책금리 인하 `행진'… 한은 동참할까

최근 주요 신흥국들은 정책금리를 내리고 있는 추세다. 자국의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에 나선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11.5%에서 11.0%로 0.5%포인트 내리며, 올 들어 세 번찌로 금리를 인하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6.5%에서 6.0%로 인하했다.

중국은 내년 초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낮추기로 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 이후 3년 만이다.

터키(8월)와 이스라엘(9월), EUㆍ호주도 하반기 들어 잇달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미국과 EU, 영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6개 중앙은행은 지난 1일 달러스와프 금리를 내렸다.

문제는 한은이 이러한 `대세'에 동참하기에는 '가계부채'와 '물가'가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로, 한 달 만에 다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인 4.0%를 넘어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한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4%를 돌파했다. 8월에는 5.3%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 상승률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결국 한은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국내 내수 위축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라는 악재로 인해 기준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신영증권 홍정혜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인상과 인하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다 2013년 초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내년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큰 반면 물가도 높아 매우 애매한 상황이다"며 "한은이 몇 달 더 추이를 보다 이르면 내년 2분기 중반이나 3분기 초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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