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동부화재와 삼성화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보험료 인하와 수익성 강화 등의 차원에서 동부화재와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이 온라인 차보험 판매에 나설 유인은 인정하지만 덤핑 판매가 감지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동부화재는 2011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 자보 시장 점유율을 18.7%로 끌어올려 AXA다이렉트손해보험(15.9%)을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라섰다. 동부화재의 약진은 2009년 9%대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13%대로 높인 데 이은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올해 1분기(4~6월) 온라인 차보험 시장에서 1천4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AXA손해보험 1천151억원을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고 1~2분기(4~9월) 온라인 수입보험료는 2천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700억원)보다 1천억원 넘게 늘었다. 연간으로는 5천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동부화재는 7월 504억원, 8월 51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분기 들어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동부화재의 월별 온라인 차보험 성장률은 전년 대비 최저 49.6%, 최고 75.3%에 달했다.
삼성화재는 11.8%로 업계 3위에 랭크됐다. 7월과 8월 매출은 325억원과 319억원이었다.
삼성화재는 온라인 자보시장 진출에 대한 영업조직의 반발 등을 고려, 다른 회사보다 늦은 지난 2009년 3월 마이애니카를 출범시켰다. 이 해 12월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2%로 온라인시장에서 영업하던 11개사 중 9위에 그쳤고, 1위였던 AXA다이렉트와도 점유율이 18%포인트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브랜드에 힘입은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고 마이애니카는 지난해 9월 7.4%, 12월 8.4%에 이어 올해 들어 4월 11.1%, 6월 11.8%를 기록한 다음 지난달엔 12.4%로 동부화재 18.8%, AXA다이렉트 16.7%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하이카다이렉트, ERGO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등이 이 뒤를 따르는 등 온라인시장 전체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온라인시장은 오프라인 영업에 비해 사업비를 15% 정도 줄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오프라인과 같은 보상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IT 인프라 확대와 함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져 오는 2015년쯤에는 전체 자보시장의 35% 안팎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초부터 온라인 자보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설계사 조직은 장기보험에, 자보는 온라인을 통한 판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나머지 손보사들도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온라인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LIG손해보험도 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이 과정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하위사들은 더욱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존 온라인 전업사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AXA손보는 지난 4월 17.6%,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7월 12.2%, 에르고다음은 같은 달 10.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손보업계에선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온라인 차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데 대해 오프라인 채널을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 판매에 주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대형사들의 온라인 차보험 영업 강화는 보험료를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의 최근 움직임은 온라인 차보험 시장 확대 추세에 대응할 필요를 느낀 데 따른 것"이라며 "온라인 차보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오프라인에서 설계사들이 장기보험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차보험은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오프라인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낮게 책정되고 대형 손보사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기존 온라인사보다 크다.
현재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2001년 10월 AXA다이렉트 판매를 시작으로 11개사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2조5천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22.2%를 점유했으며 올해는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대형 오프라인 손보사의 추가 진출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LIG손해보험은 보유했던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일정 지분을 정리해 내년에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손보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대중화되면서 보험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온라인 자동차 보험이 대세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잡는 업체가 손보업계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대형 종합 손보사가 온라인 차보험 시장 영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덤핑 판매 논란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업비 내역을 오프라인 부문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덤핑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 9월 한국소비자원이 각사별 자동차 보험료 비교자료를 발표한 이후다. 당시 한국소비자원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보험사와 소비자가 직접 계약하는 다이렉트보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중대형 승용차 최초 가입 보험료 부문에서 삼성화재와 동부화재의 차보험료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그러나 이들 대형 손보사의 차보험료가 낮은 배경에는 장기보험과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이익을 활용해 차보험 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고 온라인 차보험료를 낮췄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런 논란은 그간 보험업계에서 관행으로 통용돼 온 1사 2요율제, 즉 한 개 보험사가 같은 보험상품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차보험의 요율을 다르게 책정해 두 개의 가격으로 팔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 같은 자동차보험을 오프라인은 비싸게, 온라인은 싸게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인 것으로 바로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가 온라인 차보험 부문을 조직 내 사업부 형태로 운영하면서 온라인 부문의 비용을 오프라인 부문의 비용에 전가, 온라인 차보험료를 낮추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차보험 사업비를 임의로 전용할 수 있는 이유는 1사2요율제 보험가격제도의 약점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연간 온라인 차보험 광고비는 100억원, 동부화재의 아웃바운드 전화상담인력은 1천명 이상으로 온라인 최상위 업체의 3~4배 수준인데 양사가 이처럼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차보험 사업비의 물타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1사 2요율제에 대한 업계의 불신은 깊어질 것"이라며 "더욱이 1사 2요율제는 법에 명시된 사항이 아닌 업계의 관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보험상품의 경우 적정한 보험료 책정을 위해 미리 사업비를 예상하고 상품인가를 받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사업비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다.
금융당국은 대형 손보사의 온라인 차보험 덤핑 판매 의혹에 대해 향후 검사에서 위규 사항이 적발되면 합당한 조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인건비를 간접비로 분류해 놨으면 간접비로 봐야 한다"며 "현행 기준에 따라 사업비를 배분했는지 검사할 순 있지만 기준 자체의 적정성은 따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비 전용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객들간 보험료 전가는 물론 자금여력이 풍부한 대형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사간 불공정 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감독원의 허술한 대응은 문제가 있다라는 지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허술한 사업비 기준을 방치하면서 보험료 전용 가능성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으며 대형사들의 이익만을 옹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사업비를 보험사측이 임의로 분류할 수 있도록 모호하게 규정한 사업비 처리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차보험에 적용되는 비용의 일부를 오프라인 사업비로 충당하게 되면 설계사 비용에다 온라인 보험의 인건비까지 그 부담은 고스란히 오프라인 가입자들이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업비는 인건비와 광고비 등 자동차보험의 계약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따라서 통상 사업비가 늘면 고객들이 부담하는 보험료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사 2요율제는 업계에서 관행으로 굳어져 온 만큼 근본적 문제가 없다면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차보험 부문의) 사업비 배분에 문제 있는 업체가 적발되면 엄격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차보험 사업비를 오프라인 사업비로 전가하면 오프라인 고객들이 받아야 할 혜택이 줄어들게 되고 또 이 문제는 업체간 공정 경쟁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라며 "상시점검을 통해 관련 현황을 분석해 문제가 드러나면 검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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