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획] 종료되는 KT '2G' 서비스..선택권 '박탈된' 이용자들

3G 전환 위해 유선전화 일부러 고장내기도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KT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작업이 내년 1월3일 시작해 3월19일 마무리된다. 현재 10만여명인 KT 2G 가입자들은 2G 종료가 달갑지 않더라도 불편을 줄이려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자정을 6시간 앞두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조일영 부장판사)는 7일 KT 2G가입자 900여명이 PCS 사업폐지를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2G서비스 정지로 이용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집행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T는 이날 0시를 기해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4G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지만 법원의 집행정지로 실행하지 못했다. KT는 예상치 못한 재판부의 판결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KT의 2G 이동통신(PCS) 가입자들은 "KT의 PCS사업폐지 승인을 취소하라"며 방통위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KT는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사업폐지 60일전 통보)을 위반했다는 2G가입자 주장에 대해 "충분히 통보기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2G가입자들의 집단소송은 단순히 2G서비스 폐지에 대한 반발인 것도 있었지만 마치 빚쟁이 대하듯 2G가입자들을 내쫓는 KT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었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에 따르면 KT는 가입자들의 동의 없이 휴대폰 서비스를 종료하는 직권해지는 물론, 2G 종료 예정이 되기도 전부터 LTE서비스 준비를 위해 2G가입자들의 서비스에 불편을 줬다. 2G가입자들은 종로·강남 지역에서 밤 12시부터 2시까지 전화가 되지 않았고 서초 지역 같은 경우는 36시간동안 통화가 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또 KT는 부산과 경기도 지역에서 2G 가입자의 유선전화를 일부러 고장 내놓고 고치는 척 집으로 찾아와 3G 전환을 유도한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있다고 알려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2G가입자들은 KT직원들이 회사로 찾아오거나 주변 KT관련 선배가 직접 찾아와 3G로 전환하라고 얘기하는 등 피해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녹취록에는 KT관계자로 추정되는 상급자가 "오늘 (KT 집 전화) 고장을 낼 것이다. 명단을 줄 테니 보고 전자함 키를 빼든가 선을 끊든가 둘이서 알아서 하라"며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KT측은 "이에대해 확인된 것은 없으며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KT관계자는 "KT의 유선전화는 전국 1천600만대에 이르며 유선전화 장애가 빈번하다. 부산의 경우, 집전화가 잘못되어 갔는데 PDA조회를 해보니 3G 고객이여서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에 대해서 "만약 사실이라면 엄중하게 관계자를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집 전화를 끊는 등의 KT의 2G 서비스 종료과정이 도를 지나치면서 2G 가입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KT의 2G 서비스 종료 과정과 관련, 2G 서비스 가입자들의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가입자 몰래 서비스를 해지시키는 직권해지 부터, 스팸전화, 스팸문자에 2G 가입자의 집까지 찾아가는 등 가입자들을 못살게 굴었다.

7일 재판장에서 KT측 변호사는 5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15만명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2G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T는 이전에 LTE를 위해 800MHz 주파수를 할당받은 바 있다.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2G서비스를 진행 중인 주파수를 4G로 전환하니 무조건 따르라는 KT의 방침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이 있다.      

KT의 부실한 보상책의 문제도 지적됐다. 2G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계약 관계를 강제로 해지하는 것으로 가입비를 면제해주는 수준의 보상이 아닌 판매한 기기의 공장도 가격 정도는 보상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KT는 개인, 즉 가입자와의 적절한 보상과 커뮤니케이션 과정 없이 행정으로만 밀어붙였다.

어째든 어려움을 거쳐 KT의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작업이 시작되게 된다.

KT는 내년 1월3일 오전 10시 서울 전 지역에의 2G 망을 폐쇄하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1월18일 오전 10시에는 6대 광역시와 수도권 17개 시,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전국 25개 시의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2월2일 오전 10시에는 동두천, 이천, 강릉, 원주, 창원, 천안, 거제, 군산, 목포, 여수 등 지방 58개 시에서 2G 서비스를 끝내고 3월19일 오전 10시에는 그 외 전 지역의 2G 스위치를 내리며 2G 종료 작업을 완료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2G 가입자들은 KT의 3세대(3G) 서비스로 이동하거나, SK텔레콤·LG유플러스의 3G 또는 2G로 옮겨야 한다. 앞자리가 010인 가입자들은 KT의 3G로 전환하든 타사로 옮기든 기존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01X(011·016·017·019) 사용자들은 타사 2G로 전환하면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KT 3G로 옮기는 경우에는 2013년까지만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01X 사용자는 현재 5만7천여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KT의 3G로 이동할 때는 KT가 제공하는 무료 단말기와 24개월간의 요금할인(월 6천600원), 유심(USIM)비·가입비 면제 등 혜택을 챙겨야 한다. 타사로 이동할 때도 교통비·가입비·2G 단말기 반납금 등 7만3천원을 돌려받아야 한다.

번호가 바뀌었다면 혼선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번호연결서비스, 문자 알림 서비스, 01X 번호표시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KT는 이들 서비스를 2∼3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KT는 2G 가입자들의 기존 번호를 2G 종료 후에도 6개월간 보관해준다. 입대자나 유학생들의 번호는 2년간 보관한다.

2G 가입자들은 KT의 3G 휴대전화를 월 3만원 한도에서 무상으로 빌려 쓸 수 있다. 임대전화는 해당 지역의 2G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에도 7일간 사용할 수 있다.

2G 종료 문제는 기술 발전추세에 발맞춰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시작하려는 사업자와 기존 서비스인 2G를 계속 이용하고 싶어하는 가입자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T가 주파수 정책에서 실패한 책임을 가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KT는 이미 작년에 LTE 용으로 900MHz 대역을 확보하고 보유하고 있던 1.8GHz 대역의 일부를 반납했다. 그런데 지금은 난데없이 1.8GHz 대역에서 LTE를 하겠다며 2G 가입자를 나가라고 하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은 제조업이나 다른 서비스업과 달리 기존 사업을 종료하면 소비자가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타고났다. 이통사는 '완제품'이 아닌 매월 일정 요금만큼의 분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통신 상품을 완전히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이통사가 서비스를 중단하면 이용자들은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서비스 이용 기회를 박탈당한다. 또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거의 모든 국민이 매일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서비스 업종보다 소비자와의 생활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발전한 이동통신 기술의 혜택이 마찰 없이 모든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려면 이통사와 정부, 소비자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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