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전에 볼 수 없었던 많은 변화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변화가 아닌 일종의 혁명이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국체 또는 정체를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변혁하는 의미의 혁명은 아니다. 그러나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로 정치권력의 교체와 정치·경제·사회 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혁명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사람, 가치, 제도를 거부하고 새 사람, 새 가치, 새 제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혁명이다. 이 혁명이 어디로 갈 것이며 어디까지 갈 것인지 아직 분명치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편 불안하고 한편 기대하는 심정으로 혁명의 진행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구촌의 당당한 산업화된 민주국가다. 그런데 왜 지금의 혁명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것은 지난 25년에 걸친 대통령의 실패, 정당의 실패, 의회정치의 실패 때문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등장한 국가 리더십은 권위주의 청산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민주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국가운영원리 또는 치국경륜을 정립하고 발휘하지는 못했다. 양김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은 민주화의 지도자였으나 민주적인 지도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가부장적 정치, 패거리 정실정치, 지역할거정치가 등장했고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 또한 근절되지 못했다. 특히 양김 이후에는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한 채 사회를 분열시키는가 하면 국가의 공공성을 무너뜨림으로써 혁명적 상황을 촉진시켰다.
또한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은 집권여당을 사당화하여 의회를 지배하려고 한 결과, 국회를 ‘한 마리의 연어’가 아니라 숱한 연어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수족관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집권당은 여당과 원내 다수당의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추종한 결과 정당정치와 의회정치는 형해화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정당과 의회를 근본으로 하는 대의제도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된 것이다.
오늘날 진행 중인 혁명은 국가와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문제는 어떻게 국가 사회를 재구조화할 것인가에 있다. 다시 말해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시대상황에 맞추어 정교하게 교직하여 모든 국민들이 다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정운영원리를 정립하는 과제인 것이다. 특히 지난 세월, 국가수립과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배제, 소외되거나 충분히 배려 받지 못했던 만큼 끊임없이 헌정 원리를 재해석하고 보강함으로써 이들을 최대한 체제 내로 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을 이끄는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양한 국민적 변화의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결집, 국가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혁명적 흐름에서는 정치지도자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민주적 치국경륜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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