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의 사회공헌과 사회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고 기업들 또한 복지재단 설립에 나서는 등 체계적 운영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관련 활동이 기업의 평판은 물론 경영 성과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지는 추세다.
18일 GS타워에서 최고경영자 등 임원진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S 임원모임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존경받는 기업시민으로 인정받는 것이 사업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기업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자"고 말하며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을 주도해온 삼성·현대차·SK·LG·포스코·GS·KT·한화·금호·CJ·이랜드·교보생명·YK 등 13개 그룹에 대한 사회공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을 제외한 12개 그룹의 2011년 사회공헌 지출은 모두 7천252억원으로, 2010년의 6천787억원에 비해 6.9% 증가했다.
재계 1위인 삼성은 2007년까지는 매년 4천억원이 넘는 사회공헌 지출을 해왔으나 2009년부터 비용 산출의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공헌 지출 내역을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회공헌 지출이 가장 많은 그룹은 SK로 1천600원이었고 다음으로 LG(1천500억원), 현대차(1천400억원), 포스코(697억원) 순이다.
사회공헌 지출이 2010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GS로, 증가율이 44.4%에 달했다. 다음은 금호아시아나(24.3%), 교보생명(21.3%), LG(15.4%) 순이다. 반면 사회공헌 지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그룹은 CJ(-29.8%), 유한킴벌리(-27.1%) 등의 순서다.
그룹별 올해 사회공헌 예산 증가율은 `순이익의 10% 사회환원` 원칙을 갖고 있는 이랜드가 42.9%로 가장 높다.
사회공헌 지출은 절대규모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거둔 이익 중에서 얼마나 사회를 위해 쓰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2010년 기준으로 현대차·SK·LG·포스코·GS·한화·KT·금호아시아나·CJ·유한킴벌리 등 주요 10개 그룹의 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비율은 평균 1.8%로 나타났다. 유한킴벌리가 6.3%로 가장 높고 CJ(5.7%), SK(3.0%), LG(2.8%), 한화(2.0%) 순이다.
주요 그룹들이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은 일자리 확충, 양극화 해소, 노인 문제, 환경, 다문화가정 지원 등 사회적 요구를 해결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삼성은 학습 의지는 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중학생 1만5천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강사를 활용해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하는 `드림클래스` 사회공헌사업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청년 일자리 및 리더십 프로그램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도 친환경 사회적 기업에 운영비와 개발비 등을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 종사자를 위한 포럼과 워크숍을 병행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다문화가정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지원사업과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가와 더불어 기업들도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시스템은 개선할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방식과 관련, 다수의 기업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체계적·객관적 평가보다는 내부 평가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성과 평가를 위해서 중요한 평가기관과 성과측적 수단이 아직 미흡한 것이다.
또한 사회공헌 전담 조직이 있는 그룹에서도 담당 임원이 자주 바뀌고 사회공헌 담당 직원들의 평균 업무경력도 2~5년에 그쳐, 전문성을 쌓기에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회공헌이 사회책임경영(CSR) 위에서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대기업의 홍보 수단이나 일회성 선심 조처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위험성이 높은 점도 경고한다. 사회책임경영의 핵심은 기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잘 파악하고, 그들과 긴밀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유한킴벌리의 경우 연간 2회 정기적으로 이해관계자위원회를 열고 있다. 포스코는 매년 `NGO데이` 행사를 열어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점검한 뒤 개선 방향을 모색한다.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부족한 내용을 듣고 개선점을 찾아 시행한 뒤 재평가를 받는 과정이 이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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