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단독 현장르뽀] "신촌 밀리오레, 진짜 피해자는 점주?"

김태훈 기자

[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신촌 밀리오레'의 진정한 피해자는 점포 입주자(점주)들이란 사실이 지난 12일 본지 기자의 취재 끝에 새롭게 드러났다.

신촌 밀리오레는 부동산 업체 '(주)성창에프엔디'가 운영해온 상가.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당시 신촌역사와 30년간 상가건물에 관한 임차계약을 체결하고 20년 한도 전대분양계약을 점주들과 맺었다.

앞서 국내 타 언론에서는 지난 5월말 "'신촌 밀리오레' 쇼핑몰 사업자(분양주)들과 점포 입주자들이 성창에프엔디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임대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대법원이 경의선 복선화 등 허위 과장광고를 이유로 피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재경일보> 기자가 성창에프엔디 측 금감원 공시자료 및 반대진영의 인터넷 자료 검토 시 피해보상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 점주들을 찾기 힘들어 취재에 나선 결과, 이는 사실과 많이 달랐다.

본지 기자가 아직까지 신촌 밀리오레에서 폐점하지 않고 있던 점주 등을 취재한 결과,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보낸 지난 시절 누적된 피로와 절망감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는 우선 신촌 밀리오레에서 영업 중인 점주 E씨를 발견하고 그의 말을 들어봤다.

E씨는 "인터넷에 밀리오레 점주들의 모임이 따로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점주들의 모임은 따로 없다"며 "(협력자들이 많은) 분양주들만 모임을 갖고 있어서 소송을 준비할 수 있던 것"이라고 한숨 섞인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점주들의 소송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우리는 점주들이 (세너 점포 빼고는) 다 나가고 없으니까 소송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며 "그러니 당연히 보상금 자체가 없을 수밖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기자가 점주들이 나가게 된 원인에 대해 묻자 그는 "(사측이 소송에서 패한 직후 잔류하고 있던 점주들에게) 갑자기 '6월31일부로 가게를 다 비워라"라고 통보해서 갈 데도 없고 복잡한 처지였다"면서 "그래서 (점주들이 따로 모임을 만들지 못했어도) 인터넷에서 산발적으로 말이 많았던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에 사측이 승소한 분양주들에게 분양대금 전액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나 아직 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 더욱이 E씨와 같은 점주들도 보증금을 못 받아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점포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

기자가 이후 그에게 사측에서 '보증금을 빼주겠다'는 공지를 추가로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자, E씨는 "(사측에서) 7월말까지 (보증금을) 지급해주겠다는 말은 나오는데, 그것도 가봐야 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 "결국 남아 있던 점주들만 피해를 본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본지 기자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사측에서 보증금을) 7월말까지 안 빼주면 제가 기자님께 연락드릴께요"란 E씨의 한 마디를 끝으로 다음 취재장소로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편, 이번 대법의 판결이 있기 전에도 신촌 밀리오레 점주들의 폐점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이들을 지켜본 주변인들에 따르면 다른 점주들은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보증금도 못 받고 나간 것.

입주초부터 계속 신촌 밀리오레에서 근무해온 경비원 A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여기 1층부터 4층까지 (점주들이) 꽤 입점해 있었다"며 "여긴 대다수 옷장사였는데 당시 다들 장사가 안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A씨는 "내일 모레(이달 15일)면 다 나가야 하는데 3~4개 점포는 폐점일이 8월15일까지로 연기됐다"면서 "원래는 그 사람들도 (폐점일이) 7월15일이었는데 한 달 뒤로 연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촌 밀리오레의 한 매장 직원의 말에 따르면, 사정이 이런대도 성창에프엔디 측이 기존 점주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도 않은 채 새로 입주할 점주들을 다시 받으려 한다는 것.

게다가 점주들은 분양주들이 2009년부터 진행해온 신촌 밀리오레 임대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소외돼 있어 피해 보상을 받을 길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사측의 문제해결 향방을 지켜보고 있다가 후속 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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