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평창올림픽 목조 빙상경기장 우리 나무 우리 기술로 지을 수 있다”

서범석 기자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경기장을 우리 나무로 짓자는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국제적인 구조용 집성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민산업(대표 이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경기장(이하 경기장)을 목재로 지을 경우 경제적 효과는 물론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친환경 의식을 세계만방에 천명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이 경우 최소한 목재만이라도 우리 땅에서 자란 나무를 사용해야 명실상부한 ‘우리의 자랑’이 된다는 게 목재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대 초부터 낙엽송을 비롯한 각종 국산목재를 이용한 구조용집성재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경민산업이 새롭게 조망되고 있다.


경민산업은 지난 92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이듬해인 93년과 94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을 우리나라 최초로 국산 낙엽송을 이용한 구조용집성재로 지었다. 이 건축물은 아직도 한국을 대표하는 목구조건축물로 손꼽히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낙엽송은 삼목이나 지주목 등 비건축용으로나 쓰이는 저급한 나무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낙엽송은 훌륭한 건축자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열악한 인프라를 극복하다
경민산업은 이후 국산 낙엽송을 이용한 구조용집성재 생산에 본격 뛰어들었다. 하지만 벌채 인프라가 취약한 국산목재는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산을 이기기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경민산업도 수입산 나무를 섞어서 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국산 낙엽송과 외산의 비율이 90대 10에 불과하던 것이 점차 50대 50에서 많게는 30대 70으로 역전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다시 국산재의 비율을 수입재 대비 60대 4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처럼 국산재의 비중을 다시 올린 데에는 다양한 수종의 국산재로 품목을 늘림으로써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산 잣나무로 만든 구조용집성재를 국립산림과학원의 3호 테스트하우스에 적용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또 제주산 삼나무를 이용해서는 난대림연구소에 들어선 테스트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지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버려지는 나무’ 리기다소나무를 사용해서 30미터 길이의 차량 통행용 목교를 만들기도 했다.


경민산업 이한식 대표는 “낙엽송은 미국산 더글라스퍼에 비해서 가공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강도가 더 좋았다”며 “(낙엽송은) 비교적 진이 많이 나오고 옹이도 많은 악질이지만, 이를 잘 다스려 쓰는 것이 진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 나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그에 맞는 접착재의 선택 등 노하우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나무와 기후 특성 고려해야
대규모 목조건축물 건축을 위해서는 우리 나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기후 등 우리의 자연조건에 대한 세심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아우르는 계절별 특성과 목재에 필수적인 평형함수율, 난방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성행돼야 한다는 것.


이한식 대표는 “(목조 빙상경기장을 먼저 건립한) 캐나다는 4계절이 있다는 점에서는 우리와 기후조건이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겨울에 습하고 여름에는 건조한 기후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캐나다의 경우를 단순히 우리와 대입하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또 난방시스템도 우리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식 난방은 바닥이 20도일 때 지붕부는 60도에서 심하게는 80도까지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평형함수율 또한 캐나다 등지가 15% 내외인 것에 비해 우리는 12~13%이다. 만약 캐나다에서 15%에 맞춰진 상태에서 구조용집성재를 만들어 국내에 설치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설비는 이미 세계적 수준
대규모 목구조 건축물을 위해서는 부재 생산을 위한 가공설비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경민산업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목구조물 가공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들여온 ‘대단면 목재 자동 가공 설비’는 세계적으로도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최첨단 장비라는 설명이다. 이 설비는 특수 제작된 폭 10미터, 길이 17미터의 직사각형 바닥에 가공할 목재를 놓으면, 자르고 파고 뚫는 등 기능을 가진 기계가 천정에 설치된 레이저 유도에 따라 설계된 형태로 자동으로 가공하는 시스템이다. 오차범위는 0.1~0.2mm이며, 많아야 0.5mm늘 넘지 않는다.


폭 10미터 길이 17미터 판재 형태의 부재까지 자동가공 되는 것. 특히 최대 가공 높이가 3.7미터에 달해 건축부재는 물론 목재 조형물도 정교하게 깎아낼 수 있다.


아울러 이 설비는 기존의 프리컷 기계 대부분이 별도의 프로그램에 의해 설계해야 하는 것과 달리 캐드(CAD) 도면을 그대로 불러들여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불러들인 도면은 바로 3D로 실현되고, 컴퓨터상에서 가공 전 과정이 시뮬레이션 된다. 이를 통해 부재 및 기계의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항공기나 미사일 부품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으로 (오차범위가 넓은 나무도) 오차 범위가 0.5mm를 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몇 대 없는 설비”라면서 “이는 접합부분의 정교함이 요구되는 대규모 목구조건축에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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