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한국거래소도 삼성그룹 계열사인가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한국거래소의 상임이사 7명 중 4명이 재경부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차지하고 있으며, 특정집단이 경영진에 과다포진하고 있는 등 이사회 구성에 있어 독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삼성선물 사장으로 경영 복귀한 김인주 씨가 한국거래소의 업계대표 사외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그 심각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한국거래소의 후진적인 지배구조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과거 우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인 김인주 사장이 한국거래소 임원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

삼성 김인주 사장은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 타워인 전략기획실의 핵심인물이자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을 직접 관리한 최측근이었다.

김인주 사장은 이학수 씨와 함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 문제,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 이건희 회장 일가와 관련된 온갖 편법·불법행위를 기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제공 및 2008년 삼성특검 사태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2009년 특경가법상 배임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력도 있다.

이 때문에 2011년 12월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김인주 씨가 삼성선물 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자, 비록 사면을 받긴 했지만 일반 회사보다 높은 수준의 준법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금융회사의 CEO로 적합한 인물인지 여부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삼성그룹이 과거 지배구조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자아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인주 사장이 삼성선물 CEO 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시장의 원활한 형성과 안정을 책임지는 한국거래소의 사외이사를 겸직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거래소는 이사회는 7인의 상임이사와 8인의 사외이사 등 15명으로 구성되며 8인의 사외이사는 5인의 공익대표와 3인의 주주대표로 나누어 선임되고 있는데, 2006년 이후 삼성선물 CEO가 모두 주주대표 자격으로 사외이사에 선임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선물업계 1위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 자산운용사에 배정된 사외이사 2석에 대해서는 특정회사에 몰아주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궁색한 변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삼성에 대한 특혜로 밖에 볼 수 없고, 이러한 관행으로 볼 때 김인주 사장이 그룹 불법행위의 핵심 책임자였다 하더라도 한국거래소 스스로 이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국정감사 대상기관에서 제외됐다가 다시 포함됐을 때 한국거래소가 정치적 외풍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한국거래소의 후진적 지배구조로 인한 자업자득의 결과임을 반증해주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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