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은행권' 허리띠 졸라매기 시작
임원·본사조직 줄이고 지점 통폐합·신규채용규모 축소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비용 줄이기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줄이고 조직개편에 나섰다.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졌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본점의 임원과 부서에 손을 대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부행장 및 상무 인사를 단행하고 부행장급 자리를 기존 15개에서 12개로 줄이고 상무급 자리를 3석 늘리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또한 IB본부와 업무지원본부 등의 사업본부를 각각 IB사업단과 업무지원단으로 격하시켜 상무급 임원이 맡도록 했다.
농협 역시 본부 직원을 줄이고 부서를 통폐합하는 '군살빼기'에 돌입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7일 집행간부(상무) 숫자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총 정규직 정원을 98명에서 88명으로 10% 이상 줄인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역시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본부 부서를 41개에서 35개로 6개 줄이는 한편 본점 책상을 지키고 있는 후선 조직과 인원을 영업현장에 투입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본부 직원 200여명을 영업점으로 발령내기로 했다. 부행장 자리도 현재 9개에서 8개로 줄이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부행장 등 임원을 2~3명 줄이는 조직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임원을 2~3명 감축하는 한편 본점 인력 중 10~20%를 영업점으로 전진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된 내용은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은행권 전반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내걸고 있는 만큼 (임원 감축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점통폐합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우리은행은 내년초 정도에 수익성이 낮은 지점들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적자지점 15개 정도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연말 지점장 평가 등을 통해 점수가 낮은 지점장을 후선 배치하는 등 영업점 수익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희망퇴직과 신규채용규모 축소도 이뤄진다. 특히 신규채용의 경우, 은행의 사회적 책무를 고려해 일정 수준은 유지하겠지만 올해보다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씨티은행은 199명의 퇴직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씨티은행의 희망퇴직은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4년만으로 대내외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선제조치다.
농협 역시 지난 7일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냈다. 농협은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은후 다음달 초쯤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근속 10년 이상의 정년(58세)보다 2세 적은 56세를 주축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을 예정"이라며 "올해에도 전년과 희망퇴직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희망퇴직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다른 은행들은 아직까지 내년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신입 직원 및 대학생 인턴 채용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600여명을 채용한 우리은행은 내년 1월부터 시작하는 동절기 인턴 계획안에 싸인을 하지 않았다.
올해 170명의 신입행원을 선발한 하나은행은 내년 2~3월께 상반기 채용규모를 정할 방침인데, 상황은 좋지 않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연수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내년 채용 계획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내년 초 경기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년에 올해와 비슷한 7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라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실제 채용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상반기 100명, 하반기 100명, 고졸행원 20명을 올해 선발한 국민은행은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신입행원을 뽑을 예정이지만 이보다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은행은 올해 동절기 인턴쉽을 통해 약 100명의 인턴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말 '모두 하나데이' 인턴쉽 규모(200명)의 절반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겨울방학 청년 인턴 규모를 2010년 1월(2200명)의 8분의 1 수준인 150명으로 확정했고, 기업은행도 동계 인턴 채용 규모를 하절기 240명의 절반 수준인 120~15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기 전에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또 모르는 일이지만 올해는 더이상 희망퇴직이 없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내년 신규 채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을 뿐더러 이미 양적 규모가 비대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신입 직원 채용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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