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신세계 이마트의 졸렬한 노조탄압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신세계 이마트 사측이 노조설립을 알리는 이마트 노조의 1인시위를 방해하는 대응지침을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말을 잘하고 성격이 대찬 사원을 선별해 하달된 내용을 교육시켜, 1인시위 참여자를 계획적으로 자극하고 고의적으로 충돌을 유발하라는 것 등이 지침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노동권 및 시민사회단체, 법조계 일부 등에서 이마트 사측이 합법적인 1인시위와 헌법이 보장한 노조활동을 졸렬한 방식으로 계획적으로 탄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인시위 내용은 경영진을 고발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피켓에 적힌 "이마트에도 드디어 노동조합이 설립되었습니다"라는 문구 그대로 노조설립을 알리고 조합원을 모으려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측의 대응지침은 ▲관리자급은 대응에서 제외 ▲충돌장면에 대해 촬영과 녹취 ▲폭력 사용금지 등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해를 돕기위해, 이마트 인사담당부서 관리자가 지난달 31개 지점 인사담당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을 옮겨본다.

안녕하십니까?

현재 전수찬이 외부세력과 함께 각 사업장을 돌면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점장님, 지원팀장님, 인사파트장님들은 첨부의 내용을 숙지 하시고 말을 잘하고 성격이 대찬 사원(당연히 로열티가 높은 사원 중)을 선별해 사전 첨부의 멘트 등을 교육하고 혹시나 시위가 발생될 시 적극적인 대응을 부탁드립니다. (관리자급은 대응하시면 안됨)

대응을 할 시 강하게 이야기를 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또한 대응할 시 핸드폰으로 녹취를 부탁드리며 점포내 비치되어 있는 캠코더로 촬영을 부탁드립니다. (아마도 촬영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할 수 있으나 무관하게 촬영을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직원 출퇴근 동선에서 시위가 발생될 경우 직원 출퇴근 동선을 변경해 사원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주시기 바랍니다.

단, 절대 상대방에게 폭력을 가하면 절대 안되며, 협박성 단어(죽인다, 밤길 조심해라 등등)는 사용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 사항 발생시 즉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이메일 내용에서 전수찬은 이마트 노조위원장이다. 또 첨부한 멘트는 1인시위자를 자극하는 내용으로 ▲"수찬아! 너는 꼬봉 같은데, 너 말고 나 쟤랑 얘기할래! (옆 사람을 보며) 니가 꼬봉이니?" ▲"너 편히 쉴 때, 임신 5개월 여사원 혼자 생고생 하더라" ▲"춥지? 니 온다니까 날도 춥네! 하늘이 벌주는 거야!" 등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일부 담당자가 개인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점장과 팀장 등이 사측에 충실한 직원에게 대응지침을 교육시키라는 등의 지침이 일부 담당자 선에서 마련될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이마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생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삼성족벌 형제회사다. 이명희 회장은 삼성가에서 갈라져나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위한 노무관리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며 직원들을 관리·통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노조가 결성됐던 터라, 예상대로 사측은 전수찬 노조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미행으로 노조 결성과정을 사전에 파악해 인천에서 광주로 발령하고 노조결성 후 바로 징계해고를 단행했다. 또 노조결성 준비모임을 함께 진행하던 회계감사내정자도 징계해고했다.

즉, 지난 10월 이마트 노조 설립을 주도한 3명 중 2명이 해고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이 노조를 말살하고자 한다는 것이 노동권의 시각이다.

노조의 존재를 알리는 합법적인 1인시위조차 계획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무노조 경영방침과 상관없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사측은 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졸렬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마트 사측 지침의 작성 및 전달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책임소재를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