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결제 중간단계 폐지' 문제로 다툼 벌이는 KB국민카드-밴사

KB국민카드 "관련단체와 협의 거친 후 EDC 가맹점 확대 시행"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카드사와 밴(VAN, 부가가치통신망)사 간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22일부터 시행하려고 했던 밴사를 통한 카드 매입 대행 중지를 잠정 유보했다.

지난 17일 KB국민카드는 카드산업과 밴 산업의 상생과 발전적 동반 성장을 위해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등 관련 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EDC 가맹점의 확대 시행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밴사를 대신해 직접 가맹점 신용판매내역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가 일주일도 안 돼 결정을 유보한 것이다.

KB국민카드 측은 "카드사의 협상 당사자인 밴사와는 협의가 끝났지만 조회기 총판업과 대리점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간 협상의 파트너가 아니기에 해당 내용을 급작스레 전달받았을 수 있다"며 "밴사와 조회기협회 등 관련사들이 함께 모여서 좋은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해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으로 인해 수익 악화를 우려, 지난 해 말부터 밴사와의 수수료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지난 2월 15일 16개 밴사에 기존 DDC(Data&Draft Capture) 방식으로 진행되던 전표 매입을 EDC(Electronic Data Capture) 방식으로 변경해 카드결제 매입 대행을 직접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고 22일 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DDC 서비스란 밴사가 신용카드사의 거래승인 데이터를 기초로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를 생성해 신용카드사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EDC 서비스는 신용카드사가 직접 자체 신용판매 승인거래를 기준으로 가맹점의 매출자료를 생성·심사해 가맹점의 대금 지급주기에 따라 입금 처리하고, 가맹점이 가지고 있는 매출전표의 수거업무는 가맹점이 주기적으로 신용카드사의 창구에 접수시키거나 신용카드사가 직접 수거하는 방식이다.

밴사에 지급되는 DDC 수수료가 절약되는 이점은 있으나, 가맹점이 EDC 계약이 체결 돼 있는 신용카드사의 매출전표를 별도로 분리해 직접 접수시켜야 하는 불편 또는 신용카드사가 매출전표의 수거·보관·검증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신용카드 리더기를 통해 발생한 데이터를 통해 전표를 매입하는 방식인 EDC는 밴사의 거래승인 내역을 활용하는 DDC와 달리 별도의 전표 매입 절차가 필요없다. 중간 단계가 줄어들기 때문에 매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밴 대리점들의 연합체인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즉각 반발했다.

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의 KB국민카드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KB국민카드가 독선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엄기형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장은 "밴 대리점은 카드 가맹점과 2~3년간 영업계약을 체결하는데 카드사가 불과 1~2달 전에 통보하고 따르라는 하면 어떻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겠는가"라며 "매입대행을 위해 전자서명기 등 결제관련 장비까지 다 설치했는데 지난해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낮췄다고 매입대행 업무를 가져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KB국민카드의 DDC 계약 해지 시 수많은 가맹점은 매출전표(카드 전표)를 은행 창구에 직접 매입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은 신용카드 조회기, POS 등 카드결제와 관련한 기기를 설치 및 관리하는 밴사 대리점들의 협회로 대리점들은 밴사들에게 위탁한 업무 중 신용판매 매출전표 수거·보관 및 검증업무(Draft capture 서비스)를 재위탁 받아 이를 수행하고, 카드사와는 카드 모집인으로 가맹점 등록을 위한 사전 협조 및 지원 업무 추가로 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전체 밴사 대부분의 대리점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협회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갑자기 시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밴사들이 그 동안 원가 절감 노력보다는 리베이트 비용 등을 이유로 수수료 등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신용카드 VAN사 업무에 대한 이해와 개선방안(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재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밴사와 관련된 문제는 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밴사는 카드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를 전산으로 연결해는 곳으로 카드사가 일일이 가맹점에 결제망을 개설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을 덜어준다. 대신 카드 결제가 일어날 때마다 승인건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카드사에서 받는다.

신용카드 매출거래 승인처리부터 가맹점으로부터 매출전표(카드 거래내역을 담은 영수증)를 수거하는 업무 등을 담당한다. 흐름은 카드 계산이 이뤄지면 카드 정보가 밴사로 가고, 이어 밴사에서 해당 카드사로 가서 승인을 받아 오고 승인 내역이 밴사로 다시 전달된다. 마지막으로 밴사에서 매장으로 승인 내용이 전달 돼 고객의 카드로 계산이 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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