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매도 논란' 주식 전량처분 밝힌 셀트리온, 다른 의도는 없나

공매도, 주가 거품 막는 장점.. "비중 높다고 주가 꼭 하락하는 것 아냐"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 16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주가를 떨어뜨려 이익을 챙기려는 악성 공매도 세력들로 인해 경영이 곤란할 지경이라 이르면 다음 달 말에서 6월 초 셀트리온과 셀리온헬스케어 등 계열사 주식을 다국적 기업에 전량 처분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파문을 일으켰다.

비정상적인 공매도 탓에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계속 사들이느라 소액주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었다.

서 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 등 다수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시총 4조4000억 원이 넘는 코스닥 기업이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이에 업계는 국내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온 셀트리온이 결국 외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게 돼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7일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지분을 매각 주간사로 JP모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업체들이 지분 인수 의향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동등 생물 의약품'으로 불리며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한 바이오 시밀러는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한다.

계열회사로는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GSC, 셀트리온창업투자, 셀트리온ST, 셀트리온유럽, 셀트리온돈, 셀트리온예브라지아,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화학연구소, 코디너스USA 등이 있다.

서 회장은 2000년 넥솔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었다. 2002년 셀트리온 설립과 함께 인천 송도에 공장을 세우고 해외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생산하면서 기술을 축적시켜 왔다.

공매도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없는 주식·채권을 빌려서 파는 것인데, 결제일이 돌아오는 3거래일 안에 주식·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투자 방식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차액을 노리고 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되는 수법이다.

서 회장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432거래일 중 412일에 걸쳐 공매도가 발생했다. 일일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 비율이 3% 이상인 날도 189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공매도는 주가에 거품이 끼는 것을 막고 시장정보가 주가에 바로 반영되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언제나 하락하는 것만은 아니다. 올해 전체 거래액의 15.6%가 공매도였던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올 들어 17일까지 주가가 5.1% 오르기도 했다.

이에 증권 업계도 서 회장의 의도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서 회장의 지분 매각 배경이 공매도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셀트리온이 분식회계 및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시달려 왔기 때문.

또 담보대출 문제도 있다. 서 회장은 금융권으로부터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주식 담보대출을 받았다.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전체 주식의 10%(1003만주)를 담보로 2370억 원을 대출받았다. 셀트리온GSC도 셀트리온 주식 694만주를 담보로 금융회사들로부터 1747억 원을 차입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고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이 금융회사의 일부 상환이나 추가 담보 요구 등을 불러오기 때문에 무리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긴급 기자회견이 하락세였던 셀트리온의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 회장은 "해명할 이유조차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셀트리온은 계열사를 상대로 한 분식회계, 주식담보대출 의혹 등이 더욱 커지며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 회장은 또한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서 회장은 "감독 당국마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어 국내에서 더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2011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융 당국에 불법 주가조작 세력을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간부회의를 통해 최근 셀트리온 측이 제기한 공매도의 문제점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최 원장은 "셀트리온의 공매도 공세와 악성 루머 유포와 관련한 불공정 거래 여부, 시장에서 제기하는 셀트리온 측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해당 부서가 회계 투명성 여부를 세심하게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련부서는 해당내용에 대한 점검을 조속히 마무리해 셀트리온과 관련해서 시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조기에 해소하고, 위법 행위는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최 원장은 "해당내용에 대한 점검을 조속히 마무리해 위법행위는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제도개선 필요사항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신속히 보완하는 등 시장의 불안요인을 조기에 제거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매도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이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기업을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가치를 키워야 하지만 제도적으로도 공매도 투자자들이 활개를 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적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정보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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