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나윤구 개인전 | Similar Figure, 두 개의 숲

서범석 기자

두 개의 숲. 장지에 분채, 먹, 390x193cm,  2013
두 개의 숲. 장지에 분채, 먹, 390x193cm, 2013

 

6월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는 나윤구 작가의 개인전 ‘Similar Figure - 두 개의 숲’ 전이 열리고 있다.


나윤구 작가는 도시 속 풍경의 변화를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고, 상상하고, 반성한다. 건물이 서고 부서지기를 반복하듯 그 속 삶의 이야기들도 변화를 거듭하는데, 이러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장소에 대한 담담한 관조가 작품에 담겼다. 하지만 작가정신은 단순한 풍경의 관조를 넘어서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과 도시 속 삶의 시간들에 대한 진지한 탐색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언젠부턴지 모르지만 사람의 공간이 확장되면서 점차 포위되어 가는 도심 속 산, 그리고 그 산을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오솔길의 역사와 시간에 대해 통찰하며, 우린 매일 익숙했던 풍경과 이별하고 사는 게 아닌지 덤덤하게 묻고 있다. 나윤구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자.
박광윤 기자 pky@imwood.co.kr

 


바라보다. 장지에 분채, 먹, 91x91cm, 2012
바라보다. 장지에 분채, 먹, 91x91cm, 2012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접할 수 있는 풍경의 변화는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불러온다.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맞이하는 일출의 광경을 바꿔놓는 고층 건물의 등장은 낮설게 다가오는 도시의 변화를 보여준다. 변화의 중심에 선 오래된 강변 마을을 보게 되었을 때, 사라지는 것에 대한 무한한 죄스러움이 일어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게 되었다. 이제 사라지는 것들, 그 곳엔 필요 없어진 화분이며 생활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 곳은 한때 한 가정의 소중한 공간이었고 그들의 추억의 장소였으리라. 화분에는 매일 바라보며 커가는 식물의 즐거움을 찾는 이가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 먼 곳을 앉아서 바라보았을 의자도 있다. 시간이 멈춘 듯 정지된 풍경… 우리는 매일 익숙한 풍경과 이별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모른다.

도심의 산은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자신의 품을 내어 주었고, 혈관 같은 골목으로 집들과 집들이…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게 되었다. 골목의 높은 곳까지 다다르면 그 곳부터는 동네의 뒷산이 시작된다. 산이라면 으레 울창한 삼림이 우거지리란 기대는 그 곳엔 없다. 마른 듯 굵지 않은 나무들, 아카시아,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제각각 자라고 있다. 산이라기 보단 작은 공원 같은 공간들, 가장 높은 곳을 가보아도 높이가 비슷하게 올라온 아파트와 빌딩들, 주택의 옥상들이 보일뿐이다. 도시의 삶의 공간들에 의해 둘러싸여 갇혀 버린 섬 같은 산들이 있다. 이런 산 속엔 골목길에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있다. 사람들이 수시로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은 노인들의 깊게 파인 주름과 같다. 그것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다.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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