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세청장 뇌물 천배 탕감과 행정부작위
◆ 뇌물 천배 탕감해도 내부 고발은 없었다
◆ 뇌물 천배 탕감해도 내부 고발은 없었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CJ측으로부터 30만달러와 고가시계 등 3억6천만원 어치 뇌물을 받고 무려 1,000배에 이르는 3,600여억원의 세금을 0원으로 둔갑시켜줬다. 전 청장은 취임 축하금이라고 우기지만 이를 믿는 국민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100여개의 세무서와 직원 2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국세청장은 뇌물액에 천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완전 눈감아 줄 정도로 막강한 자리인지 이번 일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충격적인 것이 있다. 그동안 수많은 국세청 직원들이 날밤을 세워 장부와 서류더미를 뒤져 탈루세금 3,600억원을 찾아 냈을 텐데 국세청장과 차장 등 윗선 지시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청와대 등 정권 차원의 뒤봐주기가 아니면 일개 국세청장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어찌됐든 그간 CJ 탈루 건에 대해 수십명의 부하 직원들 중 내부 고발이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수법이 대담하고 정교해 놀랍다. 세금 감면에 가담한 국세청 직원들에게 승진 등으로 입막음 하지 안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올초 출간된 <싸이 대통령> 지적대로 연고와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에서 비합리적인 집단사고(group think)의 당연한 발현물들이다. 검찰은 조직적으로 CJ 세금 탈루 공모 가담자들을 성역없이 가려내서 일벌백계하고 공직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요즘 국세청 직원들의 사기와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고 죽을 맛이다. 그리고 국세청장의 말발은 직원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좀처럼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재벌 총수 일가들의 세금없는 편법 대물림이 도마위에 올라 큰 사단이 벌어질 것 같다.
◆ 박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싹이 꽃도 못피고 시들고 있다
지난 4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과세 당국이 대기업의 편법 증여를 사전에 알고도 방치해 충격을 주었다. 감사원의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과세 실태’에서 재벌 총수 일가들이 자녀 소유 비상장 기업에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이 횡행하고 있었는 데도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지난 9년여간 서로 핑퐁만 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국세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상증법)에 증여시기와 증여이익 산정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이유를 들어 사실 조사도 미루고 결국 증여세를 징수치 않았다. 또 기재부도 국세청이 판단할 사항이라며 소극적인 법 운영으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실질 과세를 단 한건도 이행하지 않아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를 완전 호구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일감몰아주기와 일감떼어주기를 밥먹듯이 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허창수 GS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일가 등 9개 재벌 총수 일가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22건의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어제 국세청 실무진들이 10 여명의 외부 조세전문가들에게 감사원 감사에 대한 의견을 설문 조사해 증여세 과세가 어렵다는 의견으로 김덕중 국세청장에세 보고 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이미 지난 4월 16일 김 청장이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서 증여세 포괄주의 소급 적용에 대해 어렵다는 의견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벌의 편법적인 부의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0년대말 이후 자녀들에게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등 신종 금융상품을 이용해 세금 없는 대물림을 시도하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 부자가 2001년 현대 글로비스를 세운 뒤 계열사들로 하여금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막대한 재산 이익을 얻었다.
이에 국회는 2003년 12월 과세 대상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고 상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칼럼(2013.4.12자 대기업 편법증여 알고도 방치했다)에서 처럼 이번에도 재벌 총수 일가들의 세금없는 대물림에 대해 철퇴를 내리지 않는 다면 2002년 노무현 대통령 공약처럼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말그대로 국민 기만이며 빛 좋은 개살구다.
이번 정몽구 회장 부자와 최태원 회장의 경우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주식가치 상승이익이 각각 2조원을 넘어 세금이 1조원을 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엄중한데도 국세청은 2004년부터 9년여간 편법 대물림에 대해 단 한건의 실질 과세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앞에서 경제민주화를 목청높여 외치고 있지만 국세청은 뒤에서 재벌 총수 일가들에게 솜방방이로 엇박자를 치고 있다. 이번 기재부와 국세청의 도를 넘어선 부처 이기주의는 좌시할 수 없다. 감사원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해야 된다.
이제 국민들은 굴비 엮듯이 감옥가는 역대 국세청장들 보면서 이번에도 편법 증여를 일삼은 재벌 총수 일가들에게 위헌 소지 때문에 증여세 소급 적용 불가 발언을 한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여세 부과로 위헌 소지가 불거 지면 그때 가서 재판부에 맡기면 되는 데 미리 예단하는 지 알 수 없다.
이번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이 사전 김청장의 지시대로 이뤄졌는지는 국정감사를 통해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 또한 김청장은 위헌 소송을 운운하기 전에 증여세 부과에 대한 행정부작위 위법성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된다.
법이 있어도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재벌 호주머니 털어 뇌물을 받는 국세청장과 법을 만들어 줘도 세금을 제대로 부과하지 않는 국세청장을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야는 재벌 총수 일가들의 비상장주식 거래 및 지분 변동사항을 공개토록 하는 관련 경제민주화 입법들을 조속히 마련해야 된다. 오늘 있었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여야 3 3 회동 속보 만큼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작이라고 칭찬받을 수 있었던 경제민주화가 기재부와 국세청의 행정 난맥상으로 꽃도 피우지도 못하고 좌초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탑깝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