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민영화가 무산된 산업은행이 분리 4년 만에 정책금융공사(정금공)와 다시 통합된다. 내년 7월 1일 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 정금공을 하나로 합친 '통합 산업은행'이 출범하게 된다.
여러 곳에 흩어지고 중복된 정책금융 기능을 수요자 입장에서 재편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특히 재통합 과정에서 시장과 경쟁하는 영역은 지속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통합 산은은 내년 하반기 정책 기능 외에 불필요한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KDB대우증권은 당분간 매각대상에서 제외 돼 오는 2015년 이후 매각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무산됐으며 그 대신 수출입은행(수은), 무역보험공사(무보), 산은,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있는 선박 금융 부서(약 100명)를 떼어내 부산으로 이전키로 했다.
아울러 논란을 빚었던 수은과 무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업무 및 조직 통합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고승범 사무처장은 "산은과 산은지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기로 했다"면서 "통합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 회사채 인수, 신성장산업 지원, 투자형 정책금융 등 대내 정책금융 업무를 통합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금공은 산은에서 분리된 지 4년 만에 다시 통합된다.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간접대출제도), 투자업무는 산은 내 정책금융본부로 이관되고 약 2조 원 규모의 해외자산은 수은에, 직접대출 자산과 금융안정기금은 산은에 각각 이관된다.
또 정책금융과 연관성이 적은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 등은 내년 하반기에 매각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다만 KDB인프라운용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의 역할을 고려해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KDB대우증권은 정책금융 연계성 등을 감안해 당분간 매각대상에서 제외했으나 2015년 이후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금융공사는 통상 마찰 우려 때문에 설립하지 않는 대신 각 정책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선박금융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 '해양금융 종합센터' 형식으로 운영키로 했다. 별도 기관을 만들지 않고 필요시 이전 기관들로 해양금융협의회를 구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선박채권 보증 도입, 제작금융 규모 확대, 정책금융기관이 선박의 담보가치를 보증하는 방안 등도 추진키로 했다. 민간 재원을 활용한 해운보증기금 설립 방안은 연구용역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설립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또한 기업은행 민영화도 중단된다.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50% 1주)을 유지하면서 정책기능을 기존처럼 수행키로 했다. 기업은행은 전통적인 중소기업 융자 기능에 IBK캐피탈 등 자회사의 투자 기능을 결합해 투·융자 복합금융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대외정책금융의 경우 수은과 무보의 이원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그 대신 수은의 단기여신 비중을 2017년까지 총여신의 77%에서 40%로 줄이고 무보의 단기보험 비중도 2017년까지 60% 이내로 축소한다. 수은의 대외채무지급보증 지원기준에서 '1억 달러 이상'을 삭제하고 대출 비중은 50% 초과로 완화키로 했다.
신·기보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되 보증연계 투자를 활성화하고 보증을 투자로 전환해 성과를 공유하는 '투자옵션부 보증제' 도입이 추진된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발표안에 대해 벌써부터 반발과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리하게 추진하다 실패한 정책을 다시 되돌려놓는 수준에 그쳐, 국민의 혈세만 낭비했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당장 통폐합 대상 기관이 된 정책금융공사 내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중소기업이 체감할 만한 내용은 없는, 말 그대로 알맹이 없는 개편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정부는 올 해 정기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준비 절차를 거쳐 내년 7월 통합 산업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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