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금융위원회 머리 꼭대기에 있는 동양증권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시민단체들이 동양증권 CP 및 회사채 사기판매 피해자 공동소송 신청을 접수받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소송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동양증권에 요청하면 없다고 발뺌하기 일쑤다.

피해자들은 사기 및 불완전판매를 한 직원을 상대로 첨부한 '유형별 확인서'를 가능하면 받아 두는 것이 소송 시 유리하다. 특히 녹취록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하고 결정적인 증거자료이므로, 소송 참여자들은 반드시 녹취록을 확보해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8일에는 금융위원회가 '동양증권의 녹취록 거부는 법 위반'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고, "녹취한 내용이 있다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공해야 한다"고 동양증권과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하지만 동양증권 일선 지점에서는 "본사로부터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았다"며 제공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고, 이에 속타는 것은 피해자들뿐이다.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 동양증권은 금융위원회보다 상위기관인 것처럼 보이고, 동양증권의 무소불위는 마치 하극상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눈치만 보며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 한심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동양증권은 그동안 CP와 회사채를 판매하면서 판매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고령자, 부녀자들을 상대로 원금손실 위험성에 대한 한마디 설명도 없이 사기판매를 해왔고, 가입할 때 결혼자금, 전세자금, 사업자금, 노후자금 등 생계형 자금임을 분명하게 알렸는데도 안정형이 아닌 적극(공격)투자형 고객으로 투자성향을 제멋대로 둔갑시켜 사기 판매한 것이다.

더구나, 영업실적 달성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전화나 문자로 꼬셔서 판매하기에 급급해 투자자에게는 서명이나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증권사 지점에 와서 서명하면 된다고 하면서 판매를 했다. 또한 가입할 때 투자자가 가입관련 서류에 자필서명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중에 서류를 받아 확인해 보니 어느새 투자자가 모르게 체크가 되어 있었고, 자필서명도 본인 것이 아닌 것으로 들통이 나는 등 도무지 정상적으로 판매된 사례를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금융투자업자의 의무는 온데간데 없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법은 멀리 있고, 현실은 법과 관계없이 수많은 투자자들이 동양증권의 사기행각에 놀아난 꼴이 된 것이다. 피해자가 동양증권 지점을 방문해 녹취록을 달라고 요청했더니 "줄 수는 없고 들려 주기만 하겠다"고 해서 들어보니 "정작 중요한 대목은 삭제를 했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한다. 동양증권이 녹취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피해자가 한 둘이 아니다.

결국 피해자들이 동양증권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적극적이고 강하게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동양증권이 서류 발급을 거절할 경우, 거절한 직원에게 거절사유와 거절한다는 내용을 적은 확인서를 서면으로 받아서 이를 소송신청 시 첨부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공동소송에 필요한 증빙자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동양증권 직원의 사실확인서다. 사기 및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직접적이고 확실한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상품설명도 없이, 뜻도 내용도 모르는 투자자에게 형광펜 그은 자리에 싸인만 하면 된다고 해서 써 주었더니 서류에는 이미 '공격형' 성향을 가진 투자자로 둔갑돼 있고, 투자설명서 수령을 거부했다는 내용의 서명이었음을 뒤늦게 알고는 아연 까무라치는 것이다.

동양증권 직원에게 확인서 발급을 요청했을 때 이를 거부한다면 거부 이유는 명백하다. 녹취록이나 서류가 있는데도 허위 또는 잘못된 사실관계가 밝혀 질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렇치 않다면 숨기거나 거부할 이유가 없다. 동양증권의 허위와 잘못은 재판과정에서 곧 탄로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