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대한항공 호텔건립 특혜법안 논의 중단해야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회시정연설에서 관관진흥법 개정을 요구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된다는 이유다.

히지만 이번 개정안은 고용창출을 핑계로 구미대사관 숙소부지에 대한항공 호텔건립을 허용하려는 편법적 시도다. 관광진흥법 개정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서 창출될 경제효과를 언급하면서도 문화융성의 가치를 언급하며 5000년 찬란한 문화유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서 구미대사관숙소부지에 대한항공의 호텔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지는 경복궁, 북촌마을, 창덕궁과 종묘로 이어지고 인사동과 삼청동을 잇는 역사·문화의 중심지로, 북촌 지구단위계획에도 묶여져 있다. 대한민국과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이 부지에 호텔건립이 추진될 경우, 투자 및 고용창출의 효과보다는 역사·문화적 가치의 훼손이 훨씬 클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역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안다면 관광진흥법 개정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호텔을 건립하려고 하는 부지 옆에는 3개의 학교가 있다. 학교보건법상 호텔건립이 금지되어 있다. 이미 해당부지에 호텔이 신축될 경우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심각하게 해칠 여지가 있어 건립이 불가하다는 법원의 판결도 나와 있다. 그런데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할 교육부가 나서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에 호텔건립을 용이하게 훈령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호텔건설업자에게 정화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게 하는 것은 학교보건법 등 상위 법령이 추구하는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보호하겠다는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호텔건설업자가 정화위원회에 출석하게 되면 위원들에 대한 로비로 인해 비리도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즉각 해당 훈령 제정을 중단해야 한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특정 재벌의 편을 들어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훼손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함이 옳다. 외국도 철저히 역사·문화적 장소에 대해서는 보호하며, 이를 계승하고 있다. 따라서 눈 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따질 수도 없이 큰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을 절대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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