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목재의 단점이라고? 천년고찰 선운사 찾아가 보라

서범석 기자

“플라스틱은 흉내도 못 낼 일”…소비자 목재 교육 프로그램 있어야


소비자들의 목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목재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과 학계 주도의 소비자 목재 바로 알리기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사진은 서로 색깔이 약간씩 다른 한 밴들 안의 천연데크재
소비자들의 목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목재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과 학계 주도의 소비자 목재 바로 알리기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사진은 서로 색깔이 약간씩 다른 한 밴들 안의 천연데크재
최근 숭례문 부실복구 논란이 목재의 ‘하자(瑕疵) 아닌 하자’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소비자들에 대한 목재 바로 알리기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이나 학계가 주도하는 ‘소비자 목재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주문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숭례문 부실복원 논란 중 기둥의 갈라짐과 같은 목재의 당연한 특성까지 함께 하자나 단점으로 매도되는 현상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이는 그만큼 소비자들이 목재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인천에서 한옥재를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숭례문 부실논란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림 중 하나가 갈라진 기둥 틈으로 볼펜이 들락거리는 것인데, 거의 아름드리나 다름없는 원목기둥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그 정도 갈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면서 “물론 시간을 충분히 두고 건조시킨 다음에 갈라진 부분을 숨긴다거나 해서 시공해야 했겠지만, 그렇다고 원목 기둥이 갈라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재업체 대표도 “숭례문 기둥이 갈라진 게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경복궁이나 천년고찰 선운사 대웅전에 가보기 바란다”며 “목재의 갈라짐이나 옹이, 자연스러운 뒤틀림과 변색 등 ‘목재의 대표적인 단점’들은 오히려 플라스틱이나 콘크리트 같은 것으로는 흉내조차 내지 못 할 목재의 특성”이라고 강변했다.


한편 이러한 목재에 대한 소비자의 몰이해는 문화재 복원과 같은 특수한 분야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서 목재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대표적인 이해부족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이색(異色).


목재제품은 기본적으로 이색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같은 나무를 제재해도 심재와 변재 등 나무의 부위에 따라 색이 달리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이테나 옹이 등 무늬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치 플라스틱과 같은 공산품을 기준으로 목재제품의 ‘깔맞춤’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가구 및 인테리어, 조경재 시장에서 이색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비라고는 하지만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목재업계의 하소연이다. ‘샘플처럼 해달라’는 데는 이길 재간이 없다는 것.


남양재 무방부 데크재(천연데크재)를 수입, 공급하고 있는 한 업체는 최근 데크재를 납품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 바로 ‘샘플처럼 해달라’는 시공업체의 요청 때문에 터무니없는 가격에 ‘합의’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 대표는 “최근 한 관급공사에 천연데크재를 납품해 시공까지 끝냈는데, 현장 감독이 ‘이색’을 트집 잡아 철거를 요청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가격을 크게 깎아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무의 특성을 아무리 설명해도 ‘샘플처럼 해달라’는 데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두 토막 들어가는 샘플과 본물량 전체의 색깔을 맞추는 것은 플라스틱이 아닌 이상 목재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서 어떨 때는 현장 감독들이 일부러 트집을 잡는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또 목재라는 것이 이처럼 약간 이색진 것들은 시공해 놨을 때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플라스틱과 다른 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이런 주장을 해봐야 ‘장사꾼의 변명’ 취급밖에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화이트오크 무늬목을 인테리어 시공업체에 납품했다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는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목재 바로 알리기는 우리 같은 업자들이 나서기보다는 공신력 있는 산림청이나 학계에서 나서야 할 문제”라며 “최근 목재생산업 등록에 따라 준비되고 있는 법정교육 프로그램을 ‘소비자 교육’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특히 관급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목재 바로 알리기 교육은 시급한 상황이다”고 주문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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