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일본시장에서 손터는 외국인, 올해 들어 53조원 팔았다···아베노믹스 기대감 → 실망으로 변해

이겨레 기자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엔고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에서 짐을 싸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1~8월까지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5조엔(약 53조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도쿄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외국인은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재집권한 뒤 시작된 아베노믹스 장세를 견인했지만, 1월 말 마이너스금리정책이 도입된 이후로 '팔자'로 태도를 바꿨다.

9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1~8월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주식 순매도액은 약 5조엔이다. 작년 같은 기간 1조1천억엔 순매수와 대비된다. 아베노믹스 첫해인 2013년에는 1년간 15조엔 순매수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일본주식 보유비율은 지난 3월 29.8%로 4년 만에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외국인 보유비율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될 즈음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런 현상은 아베노믹스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재정투입으로 '일본경제가 변한다'고 생각하면서 일본에 몰려들었던 외국인의 기대가 실망감으로 변하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이 9일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경제는 아직 디플레이션(경기부진 속에 물가가 내려가는 현상)에서 완전하게는 벗어나지 못했고, 한때 달러당 125엔까지 떨어졌던 엔화가치는 현재는 102엔 전후의 강세로 돌아섰다.

싱가포르 DBS은행 조앤 고 전략가는 "아베노믹스로 기대됐던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외국인의 이런 실망감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8월말 시점 닛케이평균주가는 작년말 수준보다 11%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6%, 영국 FTSE100지수가 9%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1980년대 도쿄시장의 거래액 중 외국인 투자가의 비중은 10%대였다. 하지만 1990년대초 거품붕괴로 확 변했다. 부실채권처리에 고전한 금융기관들이 싸게 내놓은 주식을 외국인들이 주워담으면서 1990년대말에는 이 비중이 40%대로 급상승했다. 초고속거래(HFT) 확산도 일조했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으로 2015년 외국인 거래비중은 사상 최고인 67%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인의 일본 떠나기가 개시됐다. 일본경제성장 전망이 낮은 것도 외국인이 일본을 외면하게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싱가포르에 있는 세계 유수의 펀드운용 담당자는 아사히에 "일본에는 역사 있는 기업이 많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은 적다. 성숙한 국가다. 신흥국에 비교하면 투자의욕이 나지 않게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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