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법안전쟁' 끝낸 한-민주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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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6일 국회정상화에 합의하면서 12일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이 가까스로 막을 내림에 따라 이번 사태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손익 계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법안전쟁'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개혁법안'을 추진할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당내 강온 갈등이 표면화 되고 친이·친박간 이견이 증폭되는 등 출혈이 컸다.

반면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라는 '강수'를 두면서 국회 폭력사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강온전략을 적절하게 구사, 지도부의 입지를 다지고 야성을 회복했다.

아울러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간의 통합 이후 모래알 같이 흩어졌던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투쟁'을 계기로 끈끈하게 결속됐다는 점도 최대 성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점에 비춰볼 때 최대 수혜자로 민주당을 꼽는 분위기다.

◇한나라, 강온 갈등 표면화

국회도 정상화되고 쟁점법안 처리도 야당과 합의를 봤지만 막상 '전쟁'을 끝낸 한나라당의 표정은 어둡다.

특히 협상을 주도한 홍준표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들로부터 '야당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공격을 받아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박희태 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미 원구성협상 지연, 추경예산안처리 과정에서 지도력에 흠집이 난 터라 지도부 와해 일보직전의 위기에 몰린 상태다.

홍 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 파행 사태와 관련해 "이 전투를 마무리 짓고 원내지도부의 책임론을 듣겠다"며 "마음 같아서는 원내지도부가 이 쯤에서 책임을 졌으면 하지만 전쟁이 시작됐는데 중간에 말에서 내리는 것은 참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머리를 숙였다.

당내 강온파의 대결은 강경파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이계와 온건파인 친박계간의 대결 양상으로까지 비춰져 결속력에 상처를 입혔다.

게 다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한다고 내놓은 법안들이 지금 국민들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어 굉장히 안타깝다"고 '작심발언'까지 하면서 갈등은 더 증폭되는 양상이다.

'법안전쟁'으로 내상을 입은데다 직권상정 문제로 김형오 국회의장과의 관계까지 서먹해지면서 한나라당은 '국민통합'에 앞서 '당내통합'에 방점을 찍어야 할 상황을 맞았다.

◇민주, 야성회복에 지지율 상승…지도력 확보

민주당은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주(12월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 24.3%를 얻어 한나라당(33.3%)과 9%P까지 격차를 좁혔다. 이보다 한 주 늦게 실시한 여론조사보다 3.7%P상승한 수치다.

같은 시기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정당지지도 31.5%로 지난 10월 이후 2개월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23.2%를 기록했다.

'대안야당'이라는 어정쩡한 자세에서 벗어나 '대항야당'의 야성(野性)을 보이면서 민주당에 실망했던 지지층들이 다시 결집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지도 상승 추세는 민주당 지도부가 '본회의장 점거'라는 초강수에 이어 '로텐더홀과 본회의장 자진 해제'라는 강온 전략을 자신있게 발휘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리더십 논란을 겪었던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일전불퇴'의 각오를 다지면서 지도력을 입증 받았다.

민 주당 의원들도 하루에 평균 300여건 넘게 쏟아지는 격려 문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 10여일간 본회의장에서 동거동락하며 동료 의원들과의 끈끈한 '동지애'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으로서의 정체성도 다져졌다는게 초선 의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이번 '법안전쟁'에서 한 번 초강수를 뒀던 터라 다른 현안이 불거졌을 때 더 강경한 전략을 쓰기 어렵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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