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동네북' 된 월가 직원들 "너무해"

전직 임원 "차라리 포르노 작가였다고 말하고 싶다"

미국에서 `월스트리트'는 동네북이다.

한때 금융의 상징이자 메카로 꼽히면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월가가 금융위기의 주역으로 낙인찍히면서 `탐욕'의 대명사로 자리매김됐다.

연일 터져 나오는 과도한 보너스 얘기며, 수천억달러의 세금이 구제 금융에 투입될 것이라는 뉴스들이 지상을 장식하면서 TV 토크쇼의 단골 메뉴가 됐고, 심심찮게 `내 돈을 보상하라'는 거리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뉴저지주 해켄섹시의 한 신문은 파산한 배에서 도망치는 쥐떼들이 물위에 간신히 떠올라 `월스트리트'와 `CEO', `보너스' 등의 단어들을 들고 있는 만평을 그려 놓았고, 온라인상에서는 `나는 투자은행을 싫어한다'고 적힌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

존 테인 전 메릴린치 CEO가 논란이 된 연말 보너스 지급 이유에 대해 `최고의 직원들을 계속 근무시키기 위해서'라고 한 말을 빗대어, 한 방송의 토크프로그램 진행자는 "그들은 최고의 직원이 아니다", "당신은 270억 달러를 날려 버렸지 않느냐. 당신 어디 우주에서 살고 있나"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런 대중의 분노는 월가에서 근무했거나,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전했다.

최근 11년간 일했던 JP모건에서 해고된 아이리스 차우는 "동료나, 하던 일 모든 것이 그리울 것이지만, 그 회사에서 일했던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은퇴한 한 투자은행의 임원은 "차라리 포르노 작가였다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그 직업에 대해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베어스턴스 자산분석팀에서 일했던 스티븐 첸은 지난 크리스마스때 브롱스의 집에 갔을 때 모여있던 친척들의 반응을 잊지 못한다. 그는 "36명의 친지가 수많은 비난의 말을 쏟아 놨고, 어린 조카는 TV에서 어떤 은행이 문을 닫는다는 뉴스가 나오자 `잘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모기지 사업과는 관련없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덤터기를 쓰고 있다고 불만이다.

바클레이즈 은행의 한 사업부서에서 근무하는 마리아 앙귀아노는 자신의 부서가 지난해 수백만달러를 벌어 들였지만, 회사에서는 최근 월가에 대한 비난 분위기 때문에 올해 보너스를 지급할 지 여부에 대해 아직도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상도 없이 밤 10시 11시까지 일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적은 수입을 원했다면 다른 직장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 은행 직원은 "수십년동안 저축은 없이 과도하게 소비해온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생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고공행진하던 부동산 가격에 의지해 온 것이 문제 아니냐"며 "언제 월가가 그들에게 여유도 없으면서 집을 사라고 했고, 비싼 차를 사기 위해 할부금융을 받으라고 강요한 적 있느냐"고 항변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