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국, V자 아닌 U자 회복 전망

'롤러코스터냐. 완만한 회복세냐'

국제통화기금(IMF)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와 내년의 한국 경제 전망을 놓고 각자 다른 그림을 그리는 바람에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무성하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롤러코스터가 아닌 완만한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3일 올해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이 'V'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과는 다르다.

투자은행들은 또 한국의 회복세가 아시아 주요 10개국 가운데 평균에도 못 미칠 것으로 평가해, 세계 최고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IMF의 예측을 무색하게했다.

아울러 IMF가 제시한 우리나라의 올해 -4% 성장 전망은 수치상 무의미하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아 우리 경제를 차분히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경제회복, 'V'자형이나 'U'자형이냐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가 내년에는 산꼭대기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V'자 곡선을 그리며 회복기에 접어든다는 전망이다.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작년 11월 24일 2%로 봤다가 지난 3일 -4%로 조정했다. 불과 두 달 사이에 전망치를 놓고 냉온탕을 오간 셈이다.

IMF는 한국 경제가 작년 동기 대비 1분기 -5.1%, 2분기 -5.9%, 3분기 -5.7%를 보이다가 4분기에는 플러스 0.9%로 돌아서며 연간 -4%를 기록해 급격한 경기 위축을 전망했다.
그러나 IMF는 한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내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인 8.2% 포인트나 반등하면서 '플러스 4.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올 2~3분기에 저점을 찍고 급성장하는 'V'형 회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투자은행들의 시각은 다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10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발표한 전망치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평균 -2.3%로 예상했으며 내년에는 3.5% 성장을 전망했다.

이들 투자은행은 지난해 11월에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2%, 12월에는 0.8%로 봤다가 이번에 -2.3%로 재조정한 것이다.

투자은행별로 살펴보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 바클레이즈 -2.0%→4.0%, 시티 -1.8%→3.6%, 메릴린치 -0.2%→3.5%, 모건스탠리 -2.8%→3.8%로 보고 있다.


이들 투자은행 또한 올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IMF처럼 급속히 빠졌다가 올라가는 모습이 아니라 약간 완만한 'U'자형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본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 또한 마이너스 성장은 예상하지만 IMF 전망처럼 -4%까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많은 전문가들도 고개를 흔들고 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IMF 전망에는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망치가 기관마다 편차가 너무 크므로 -4%라는 수치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 IMF가 이런 정책들을 반영해서 성장률을 전망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 올해.내년 성장률 亞 주요국 8위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보는 한국의 올해 및 내년 경제 성장률은 아시아 주요 10개국 평균에도 못미친다.

그만큼 경제 침체도 심하고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또한 IMF가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들 투자은행은 중국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 성장률 평균을 올해 1.0%, 내년 4.5%로 예측해 한국에 대한 전망치보다 3.3% 포인트, 1% 포인트씩 앞서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중국이 8.2%로 1위며 인도(5.2%), 인도네시아(3.6%), 필리핀(2.4%), 말레이시아(0.5%), 태국(0.5%), 대만(-1.3%), 한국(-2.3%), 홍콩(-2.3%), 싱가포르(-3.0%) 순이었다.

내년 성장률은 중국(8.2%), 인도(6.8%), 인도네시아(4.8%), 말레이시아(4.0%), 필리핀(4.0%), 싱가포르(3.7%), 대만(3.7%), 한국(3.5%), 태국(3.3%), 홍콩(2.9%) 순으로 높게 전망됐다.

즉 한국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8위 정도로 전망돼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양호한 편이다.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우 올해 -2.0% 성장을 한 뒤 내년에 2.0%로 반전하며 일본은 올해 -3.1%에서 내년 1.1%, 유럽은 -2.0%에서 0.9%로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이 'U'자형 회복세라면 이들 국가는 '넓은 원반형'의 모양을 띨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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