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일 조성 계획을 밝힌 구조조정기금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입에 쓰인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때 설치된 부실채권정리기금과 같다. 다만 재원 조성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구조조정기금의 재원은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정부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발행이 쉽고 채권 투자자는 손해 볼 위험이 없다.
1997년 11월 캠코에 설치된 부실채권정리기금은 정부 보증채권 20조5천억 원, 산업은행 융자 5천억 원, 금융기관 출연 5천734억 원(은행 5천억 원), 정부 출연 3조5천57억 원 등 총 29조791억 원으로 조성됐다. 이 기금의 부실채권 인수 업무는 2002년 11월로 끝났으며 지금은 잔여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정부는 부실채권정리기금처럼 금융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면 향후 출연 비율에 따른 이익금 배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구조조정기금은 캠코 자금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지난해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잉여금 9천800억 원을 은행에 배분할 때 공적자금의 최대 수혜자인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조조정기금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 채권을 인수한다. 필요하면 구조조정 기업의 자산도 사들인다. 부실화된 기업 대출채권이나 자산을 싸게 산 뒤 해당 기업이 정상화되면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낸다는 것이다. 과거 부실채권정리기금은 111조 원 규모의 부실 채권을 39조4천억 원에 사들였다. 이들 채권을 정리해 지금까지 4조 원가량의 이익을 거뒀다.
정부는 3월까지 금융권 부실 채권 현황과 전망을 토대로 구조조정기금의 규모를 결정하고 4월 국회에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환란 때와 같이 기업이 줄줄이 쓰러지고 금융회사가 부실화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부실채권정리기금보다는 적은 10조~20조 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캠코가 현재 자체 재원으로 금융회사 부실 채권을 사들이고 있고 3월부터 은행자본확충펀드가 가동되는 점도 고려하게 된다.
구조조정기금 운영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정부는 이 기금이 법적으로 공적자금이 아니고 운영 과정에서 이익도 예상되기 때문에 부실 채권을 넘기는 금융회사의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행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은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부실채권정리기금, 공공자금관리기금,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출자금, 공공차관만을 공적자금으로 분류하고 금융기관에 지원할 때는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맺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조조정기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공기업인 캠코가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성하고 정부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공적자금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기금은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과 금융회사의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향후 경기 시나리오에 따라 부실 채권이 얼마나 늘어날지 추정해 기금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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