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승희, 공개수배 후 쪽방 은신

28일 검거된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 정승희(32)씨는 지난 18일부터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의 한 쪽방에서 은신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은 경찰이 정씨의 몽타주를 배포하고 공개수배로 전환한 날이다.

애초 위폐가 유통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했던 경찰은 지난 17일 오후 정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인 유인용 모조지폐 1만원권 700장을 이용해 250㏄ 오토바이를 구입했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정씨를 공개 수배했다.

공범이 잡힌 뒤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위폐를 사용하기 시작한 정씨는 얼굴은 물론, 몸의 문신 사진까지 전국에 공개되면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급히 은신처를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견인차 기사 일을 함께했던 친구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친구 이름으로 고강동의 쪽방을 계약했다.

이후 정씨는 친구 명의로 케이블 TV를 신청하고 TV와 컴퓨터를 은신처에 장만해 두는 등 도피생활의 장기화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거 당시 정씨는 위폐로 구입한 오토바이를 되팔아 마련한 400만원 대부분을 쓰고, 수중에는 불과 40여만원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1일과 22일 종로 일대 복권방과 중랑구 한 슈퍼마켓에서 한 남성이 각각 문제의 위폐 1만원권을 사용한 점으로 미뤄 정씨가 공개수배된 이후에 대담하게 서울 시내를 활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씨는 공개수배 전인 지난 14일까지 6개월가량 사귄 김모(19)양과 매일 만나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주로 차 안에서 데이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씨가) 사업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14일 이후로 전혀 연락이 안됐다.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는 `당분간 연락이 안 될 것 같다. 일이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피 생활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인터넷망을 갖추려던 정씨는 이 일대에 거주하지 않는 친구 명의로 케이블 TV 신청 등이 이뤄진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납치범행 18일 만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날 정씨의 도피 경로와 위폐 추가 사용 여부 등에 대해 밤샘 조사한 뒤 3월1일 오후 2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씨는 공범 심모(28.구속)씨와 함께 지난 10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내발산동의 한 제과점에 침입해 여주인 A 씨를 폭행하고 승용차로 납치한 뒤 현금 7천만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이 범인 유인을 위해 제작한 액면가 7천만원어치의 모조지폐를 받은 뒤 도주했으며, 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703만원의 모조지폐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정씨는 검거된 직후 "쓰고 남은 위폐를 모두 태웠다"고 진술했으며, 경찰도 이날 정씨가 은신한 쪽방 마당에서 위폐를 태운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위폐 사용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 오자 부담을 느끼고 남은 위폐를 태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히 얼마나 태웠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