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은 “기업들 연 1회 제품값 조정”

"환율 변동 2~4개월후 가격 반영"

국내 기업들은 대체로 연 1회 제품가격을 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나 환율 변동 요인이 있으면 3~8개월 이후에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의 김웅 과장은 2일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결정행태 분석' 보고서에서 작년 5~9월 산업.규모별로 전국 750개 기업을 골라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들의 가격 변경 주기는 평균 연 1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간 1회 가격을 바꾼다고 응답한 기업이 28.7%로 가장 많았고, 지난 1년간 가격을 변경하지 않았다는 업체도 25.9%였다. 이어 분기 1회(16.0%), 반기 또는 3개 분기 1회(14.0%), 주 또는 월 1회(9.2%) 등 순이었다.

김 과장은 "연 1회 이상 가격을 바꾼다고 답변한 기업이 전체의 68%로 미국(82.5%)이나 벨기에(81.7%), 오스트리아(77.9%), 이탈리아(79.7%), 프랑스(78.9%) 등에 비해 적었다"라며 "이는 국내 기업의 제품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더 경직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거시경제의 충격이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충격이 발생한 뒤 가격이 조정되는 시차는 3~ 8개월로 미국이나 오스트리아보다 1~2개월 정도 느리다"고 말했다. 환율 충격에 따른 가격조정 시차가 2~4개월로 수요 위축이나 유가 급등 등 수요.비용 부문의 충격에 비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과장은 "대다수 기업이 정기적으로 제품가격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 요인으로 가격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거래 관계 및 경쟁기업의 가격 고려, 판매 촉진을 위해 할인된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상 가격 경직성이 크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장기적이고 크게 나타나는 만큼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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