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복기의 재테크야 놀자]돈 벌기 위해서는 우선 성향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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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였고 2007년에는 주가 2천 포인트의 시대를 맞이하며 그 해말 펀드 누계 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넘어서면서 가장 보편적인 투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투자자들이 가입한 국내 펀드의 총 개수는 무려 8,269개에 이르고 2008년 말일자로 평가액 기준으로 펀드잔고만도 283조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기만 하는 펀드통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짖고 있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이 반 토막 이상 난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이고 절찬리에 판매되었던 모 해외펀드는 마이너스 80%를 기록하고 있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고 금융기관과의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금융민원은 6만5758건으로 2.1%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상품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분기 당 1만4000∼1만6000건 수준이던 금융민원은 4분기에만 2만187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은행•비은행권 민원 중에선 키코와 파워인컴펀드 등 수익증권 관련 민원은 1591건으로 전년 85건에 비해 18배나 폭증했다. 증권•자산운용 분야에서는 투자손실과 불완전판매 등 간접 투자증권 민원이 432건으로 285.7% 급증했다.

이런 난국 속에서 올 2월 자본시장법이라는 것이 발효되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투자자들과 직접관련이 있는 것이 ‘적합성 원칙’ 이라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에서 정의되는 적합성의 원칙이란 고객파악제도를 활용하여 파악된 자료를 기초로 그에 걸맞은 상품을 권유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적합성 원칙의 골자는 고객의 투자 지식 및 위험 성향을 파악해 투자자가 감당키 힘든 위험상품을 권해선 안 된다는 것이기에 만일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펀드를 판매해 투자자가 손해를 보면 판매사가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게 된다.

자본시장법 발효 이후 증권사와 은행 창구에서 펀드 가입을 하려면 지난해와 달리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이 걸리고 난 후에야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라 모든 금융기관은 투자자의 나이와 투자기간,투자 경험,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수준,현재 수입원 등의 7개 문항 등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성향을 ‘안정형-안정 추구형-위험 중립형-적극 투자형-공격 투자형’ 등으로 나눠 분류 유형에 맞는 상품만 권유할 수 있다.

그런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통법이 시행된 이후 증권사를 찾은 투자자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안정 추구형'이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권유가 가능한 '공격 투자형'은 10%에 그쳤다. 안정형 17%를 합한다면 증권사를 찾은 고객 2명중 1명은 극히 보수적인 투자자로 파악됐다.

1가구 1펀드 시대라지만 표준투자원칙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주식형 펀드와 파생상품에 투자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규정이 지난해에만 시행됐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운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어불성설의 말인가?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해서 돈을 모으기도 하지만 재테크를 통해 부를 늘려 나가길 희망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두되기 전 3년간 주식형 펀드는 많은 서민들에게 소액으로도 재산을 불려나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다. 단지,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손해를 보게 되니 그건 나쁘다 하지 말았어야 한다 등의 푸념만을 하며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처럼 유아다운 발상이 어디 있을까? 손실을 보면 하지 말 걸하고 이익을 보면 잘했다고 생각하는 단순한 마인드로는 투자의 세계에 있을 수가 없다.

이 위기의 시장은 언젠가는 극복하고 다시 좋은 날이 올 것임은 자명하다. 그게 언제이고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기에 답답한 마음이 더 할 것이다. 그때도 단순히 옛일 후회하고 절대 투자의 세계에는 발을 들여 놓지 않을 것인가?

어찌 됐건 자본시장법을 통한 이런 규정은 판매사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근본적인 자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투자위험은 무조건 피할 수도 없고, 피하기만 한다면 고수익을 얻을 수 없다. 위험과 수익은 정(正)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와 투자위험에 대한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 조차 설명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할뿐더러 투자위험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를 함께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젠 ‘알아야 투자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나를 알아야 하고 상품과 내재된 위험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아는 자 만이 그리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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