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李대통령 “한국농업 이제 변화해야”

오클랜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오전 남태평양 3국(國) 국빈방문의 첫 목적지인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 뉴질랜드 식물식품연구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일정은 지난 1984년 농민단체 주도로 성공한 농업개혁에 힘입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뉴질랜드 농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연구원에서 열린 현지 민.관 농업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성과를 높이 평가한 뒤 여전히 정부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농업의 변화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 농촌도 많이 발전했는데 아직 투자에 비하면 농산물 경쟁력이 썩 높지 않다"면서 "농업개혁 이전의 뉴질랜드와 같이 한국 농촌은 여전히 (정부) 지원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부 농민들은 네덜란드 등에서 새로운 농업기법을 배워와서 성공하기도 하고, 키위의 경우 뉴질랜드에서 생산되지 않는 계절에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농민도 있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농업정책이 지원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감한 농업개혁을 계기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농업분야에 대한 정부 보조가 거의 없는 국가로 자리매김한 뉴질랜드를 교훈삼아 우리 농업도 `세계와 경쟁하는 강한 산업'으로 한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부연했다.

이에 데이비드 카터 뉴질랜드 농림부 장관은 "농업개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현재 뉴질랜드 농민들 가운데 단 한사람도 정부지원금에 의존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개혁에는 고통의 시기와 전환기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라고 조언했다.

뉴질랜드의 유명한 식품업체인 ANZCO 푸즈의 그레엄 해리슨 회장은 "농업개혁과 함께 노동개혁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고 이로 인해 해외직접투자 유입도 늘고 있다"면서 "또 농촌인구가 고령화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뉴질랜드는 농업개혁 과정에서 농업인구 연령대가 낮아져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측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뉴질랜드 측에서 카터 장관, 폴 스톡스 농림부 차관보, 존 로우린 제스프리 회장, 스콧 챔피언 뉴질랜드 식육양모협회 회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연구원을 시찰,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포도키위와 과육이 빨간 사과 등을 관심있게 지켜봤으며 연구원측으로부터 빨간 과육 사과 사진 액자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농림부 장관이 이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농업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오늘 한.뉴질랜드 정상회담에서도 농업개혁 협력방안이 의제로 긴급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구원 방문에 이어 오클랜드 전쟁기념관내 무명용사탑을 찾아 헌화, 참배한 뒤 아난드 사티아난드 뉴질랜드 총독의 관저에서 열린 현지 전통방식의 국빈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오후 존 키 총리의 부인 브로나 키 여사와 함께 오클랜드 박물관을 방문,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관련 유물 등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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