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벌인 경관 집단폭행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속에 진행됐다.
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분께 1호선 동대문역에서 정보수집 활동 중이던 이 경찰서 정보과 박모(36) 경사는 사복 차림으로 6번출구 계단을 내려가다 시위대 200여명과 맞닥뜨렸다.
박 경사가 지니고 있던 경찰용 무전기를 본 시위대는 곧장 달려들어 쓰러뜨린 뒤 주먹세례를 날리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박 경사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빼갔다.
이 남성은 5분여만인 오후 9시21분께 인근 의류매장에 들러 박 경사의 신용카드로 15만4천원짜리 점퍼를 구입했으며, 이어 오후 9시23분에는 이 매장에서 50여m 떨어진 마트에서 2만5천원 상당의 담배 한 보루를 결제했다.
한편 동대문역앞으로 진출한 시위대는 역앞 8차선 도로 중 4차선을 점거한 채 종로5가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방범순찰대 1개 중대 70여명을 급히 배치해 길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시위대에 폭행당한 경관 11명 중 한 명인 혜화서 최모(52) 정보보안과장은 "시위대를 인도쪽으로 밀어올리려던 중 60~80여명 정도가 우회해서 뒤쪽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의경들이 오히려 포위당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 과장은 "당시 길 맞은 편에 혼자 서 있었는데 이중 10여명이 내가 들고 있는 무전기를 보더니 '경찰이다 죽여라'며 도로를 무단횡단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 과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쓰러진 그를 짓밟은 뒤 무전기 2대를 빼앗아 도망쳤다.
최 과장은 "마치 폭도와도 같아 순간적으로 정말 공포감을 느꼈다"며 "정보관은 원래 혼자 다니다보니 폭행에 노출되는 일이 잦고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결국 최 과장뿐 아니라 의경 8명과 교통과 이모(30) 순경을 무리에서 끌고나가 집단폭행한 뒤에야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 한나라당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했다는 소식에 시위대는 영등포 민주당사로 방향을 돌린 뒤 당산동 유통상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청 기동대 강모(42) 경사가 눈 주변이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경찰병원에 입원했으며, 시위 참가자 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대해 추모집회를 주도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측은 '일부 참가자들이 보인 돌발행동'이란 입장을 밝혔다.
범대위 관계자는 "(서울역광장의) 공식행사가 끝난 뒤 일부가 동대문경찰서 앞에서 자발적인 시위를 벌일 마음을 먹었던 모양인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지만 신용카드를 결제한 사람이 시위대나 촛불시민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범인이 검거돼 봐야 정확한 경위가 나올 듯 하니 너무 속단하지 말아 달라"면서 "지난밤 상황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오늘 저녁께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