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경찰 집단폭행,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 주말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벌인 경관 집단폭행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속에 진행됐다.

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분께 1호선 동대문역에서 정보수집 활동 중이던 이 경찰서 정보과 박모(36) 경사는 사복 차림으로 6번출구 계단을 내려가다 시위대 200여명과 맞닥뜨렸다.

박 경사가 지니고 있던 경찰용 무전기를 본 시위대는 곧장 달려들어 쓰러뜨린 뒤 주먹세례를 날리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박 경사의 호주머니에서 지갑을 빼갔다.

 

이 남성은 5분여만인 오후 9시21분께 인근 의류매장에 들러 박 경사의 신용카드로 15만4천원짜리 점퍼를 구입했으며, 이어 오후 9시23분에는 이 매장에서 50여m 떨어진 마트에서 2만5천원 상당의 담배 한 보루를 결제했다.

 

한편 동대문역앞으로 진출한 시위대는 역앞 8차선 도로 중 4차선을 점거한 채 종로5가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방범순찰대 1개 중대 70여명을 급히 배치해 길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시위대에 폭행당한 경관 11명 중 한 명인 혜화서 최모(52) 정보보안과장은 "시위대를 인도쪽으로 밀어올리려던 중 60~80여명 정도가 우회해서 뒤쪽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의경들이 오히려 포위당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 과장은 "당시 길 맞은 편에 혼자 서 있었는데 이중 10여명이 내가 들고 있는 무전기를 보더니 '경찰이다 죽여라'며 도로를 무단횡단해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 과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쓰러진 그를 짓밟은 뒤 무전기 2대를 빼앗아 도망쳤다.

 

최 과장은 "마치 폭도와도 같아 순간적으로 정말 공포감을 느꼈다"며 "정보관은 원래 혼자 다니다보니 폭행에 노출되는 일이 잦고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결국 최 과장뿐 아니라 의경 8명과 교통과 이모(30) 순경을 무리에서 끌고나가 집단폭행한 뒤에야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 한나라당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했다는 소식에 시위대는 영등포 민주당사로 방향을 돌린 뒤 당산동 유통상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청 기동대 강모(42) 경사가 눈 주변이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경찰병원에 입원했으며, 시위 참가자 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대해 추모집회를 주도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측은 '일부 참가자들이 보인 돌발행동'이란 입장을 밝혔다.

 

범대위 관계자는 "(서울역광장의) 공식행사가 끝난 뒤 일부가 동대문경찰서 앞에서 자발적인 시위를 벌일 마음을 먹었던 모양인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지만 신용카드를 결제한 사람이 시위대나 촛불시민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범인이 검거돼 봐야 정확한 경위가 나올 듯 하니 너무 속단하지 말아 달라"면서 "지난밤 상황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오늘 저녁께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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