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은행권 연체이율 최고 25%

최근 경기불황으로 서민 가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출연체 때 과도한 이자를 물리고, 무리한 채권추심을 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항변하지만, 이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길거리로 나앉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연 14∼25%의 연체이율을 물리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와 연동해 급락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연체이율은 높은 수준에서 고정돼 있는 데다 한 달 이상 연체하면 원금에까지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5천만 원 이하)은 90일 이상 연체하면 연체 이율이 연 25%에 달한다.

 

국민은행도 연체 기간이 3개월 이하면 기존 대출금리에 8%포인트, 6개월 이하는 9%포인트, 6개월 초과는 10%포인트를 각각 가산하도록 해 연체 이율이 최저 14%, 최고 21%에 이른다.

 

2금융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저축은행은 1개월 이상 연체하면 약정금리의 10%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물리는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신용대출 이자가 3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업체와 맞먹는 40%대 연체이자를 내야 한다.

 

이처럼 연체이자가 높다 보니 채무자들은 대출이자를 갚을 엄두를 못 내고 담보로 잡힌 집 등을 경매에 넘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18개 은행이 올해 1~3월 담보물건을 경매에 부친 건수는 총 7천14건으로 지난해 1~3월 5천979건에 비해 17%나 급증했다.

 

국민은행의 수도권 지역 경매 건수도 지난해 월평균 92건에서 올해 1~2월 110건으로 늘어났다.

 

경매 건수가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로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악화한 탓도 있지만, 은행들이 연체 관리를 강화한 것도 작용했다. 은행들은 90일 이상 이자가 연체되면 담보물을 경매에 넘길 수 있다.

 

은행 뿐 아니라 2금융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채권추심에 나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모 저축은행은 후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채무자의 집이 경매에 넘어가 대출금을 다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재도구까지 압류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담보가 경매로 넘어가면 은행들은 우선 변제받지만, 대부분 후순위인 2금융권은 돈을 다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기라도 압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벽에 전화를 걸어 독촉하거나 인신공격성 발언 등으로 위협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에는 2금융권의 지나친 채권추심에 관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4분기부터 채권추심 관련 상담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올해 들어서도 상담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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