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가혹한' 5월..기업구조조정 절정(종합)

'5월'은 국내 기업들에 가혹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채권금융기관들은 5월 중에 금융권 빚이 많은 1천500여개 대기업과 나머지 중소기업 등 전 업종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한편 140여개 중소형 해운사의 신용위험평가 작업도 실시한다.

또 올해 초에 실시된 1차 건설.조선업 신용위험평가에서 A(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은 기업이라도 추가 부실우려가 제기되는 곳은 5월 말까지 추가 평가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로써 늦어도 올해 상반기 말까지 건설, 조선, 해운사 등 중요 업종과 대기업을 비롯한 전체 기업들의 옥석가리기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다.

또 채권단은 재무구조평가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주채무계열 중 10여개 그룹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 1천500여개 대기업 옥석가리기

3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들은 내달 중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500억 원 이상인 약 1천500개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한다. 올 초부터 개시된 건설, 조선, 해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전 업종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채권 금융기관은 최근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등을 감안한 기본평가를 통해 부실화 우려가 있는 업체를 우선 선정한 뒤 기본평가에서 불합격한 업체를 대상으로 부실여부에 대한 세부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금감원은 부실 징후기업으로 최종 평가된 업체에 대해서는 채권 금융기관 주도의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채권 금융기관의 신용위험평가 추진상황을 상시 점검해 엄격한 평가를 유도함으로써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다소 양호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신용도 악화가 우려되는 업체는 세부평가 대상에 포함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또 주채권은행 여신이 50억 원 이상이면서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5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은 이번 평가에서 이자보상배율, 현금흐름, 영업활동 등을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C등급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D등급(부실기업)은 퇴출 절차를 각각 밟게 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들이 1천500개 대기업에 대한 기본 평가를 조만간 마무리한 뒤 이 중 수백 개 기업들을 선정해 세부 재무평가를 실시키로 했다"며 "내달 중에 대기업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선 영업을 통해 금융권 대출 이자를 갚기 어렵거나 영업을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워크아웃이나 퇴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2008년 말 재무제표를 토대로 신용위험 평가를 하기 때문에 대상 업체 수는 예년에 비해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6월 말까지 140여 개 소규모 해운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도 마칠 계획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소형 업체들은 규모가 작고 부실이 많아 평가 대상 중 20%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판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건설.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 결과 A, B등급으로 결정된 건설사에 대한 재평가는 5월 말까지 이뤄진다.

 
◇ 10개 그룹 구조조정 착수

또 5월에는 45개 주채무계열 중 불합격 점수를 받은 14개 그룹 중에서 10여개 그룹들이 채권단과 재무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에 나설 채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창 원장은 "차입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과도하게 외형을 확대해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는 계열에 대해서는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격 판정을 받은 그룹이라도 경영악화 가능성, 시장평판 등을 종합 고려해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약정을 체결토록 하겠다"며 "다만 불합격 계열도 영업활동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약정체결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을 10여개 그룹들은 계열사나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군살빼기와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추진해야 한다. 채권단측은 이들 그룹의 오너와 임직원들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채권단은 약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등 구조조정 실적이 미흡한 그룹에는 이행 기간을 추가로 설정하고 여신 회수와 같은 금융 제재와 경영진 퇴진 요구 등도 요구할 수 있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이행약정을 맺을 그룹들 중 상당수는 작년에도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며 "해당 기업들은 작년에 경기침체 등으로 재무개선 실적이 미흡하기 때문에 올해도 이행 약정을 맺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38개 중대형 해운업체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 워크아웃(C등급) 대상으로 선정된 3개 해운사도 5월부터 구조조정을 개시한다. 해당 업체들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정부도 4조 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을 하는 해운사의 선박 100여 척을 사들이고 국책은행을 통해 조선사와 해운사에 4조7천억 원의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퇴출 대상인 4곳도 자체적으로 회생방안을 마련하거나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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