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대안 `진통'

금감원, CD금리 산정방식 개선 검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변경 논의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금융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현행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를 대신할 대안 금리를 제시했지만, 추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개별 은행이 알아서 정할 문제라는 입장인 반면 시중은행들은 구체적인 지침을 기대하고 있고 담합 우려 때문에 은행권 공동으로 대안을 마련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변경 논의와 별도로 CD 금리 산정 방식의 개선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대안 금리가 채택된다 하더라도 CD 금리 연동형 대출 상품이 당장 없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CD 금리의 결정 방식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 기준금리 변경 논의 `주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은 지난 23일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현행 CD 금리 대신 은행들의 실질 조달금리 평균치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은행권의 후속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수신금리와 제3의 기관이 공표하는 은행 자금조달 금리 평균치를 대안으로 내놨다.

금융연구원은 제3의 기관이 금리를 산정, 발표하고 은행권이 이를 공동으로 채택하는 방식이 담합에 해당하는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보험개발연구원도 평균 위험률(보험사고 발생률)을 제시하고 보험사들이 이를 참고해 개별적으로 위험률을 정하고 있다"며 "은행도 특정기관이 제시하는 평균 조달금리를 기초로 여기에 개별적으로 가산금리를 붙여 실제 대출금리를 정하면 경쟁 제한이나 담합소지가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나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모두 소극적인 입장이다.

한은은 예금은행 가중평균 수신금리를 은행들이 기준금리로 삼는 것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행 통계는 시중금리의 움직임을 즉각 반영할 수 없는데 이를 기준금리로 발표할 경우 중앙은행이 대출자들로부터 민원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이 작업반을 만들여 기준금리를 정할 경우 자칫 담합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금리 결정은 은행들이 개별 사정에 맞게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은행대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대출 담당자는 "개별 은행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공통의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CD금리 산정 방식 개선 검토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CD 고시금리 산정 방식의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CD 고시금리는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CD 거래가 많은 상위 10개 증권사로부터 매일 적정 금리를 통보받아 최고치와 최저치를 제외한 8개를 평균해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 실제 CD가 거래되지 않았는데도 증권사들이 다른 채권 금리와 비교해 CD 금리를 산정하거나 다른 증권사의 CD 거래 금리를 베껴 통보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CD 고시금리가 시장 상황과 다르게 올라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CD 고시금리는 가계대출의 60%, 중소기업대출의 40%의 기준금리로 쓰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CD 금리 산정 실태를 점검해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CD 금리의 투명성과 공신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CD 금리를 산정할 때 그 근거를 내부적으로 명확히 마련해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증권사가 실제 거래된 CD 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통보하되, CD 거래가 없으면 시장의 호가와 함께 자신이 거래할 경우 적용할 수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CD 고시금리가 그동안 각종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중요한 기준금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CD 거래의 비중이 작더라도 당장 그 역할이 없어지기 어렵다"며 "따라서 고시금리 산정 방식의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CD금리 연동형 대출 줄이자"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변경과 별개로 CD 금리 연동형 대출의 비중을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만기 3개월짜리 CD 금리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했다. CD 금리 연동 대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은행들이 금리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이 대출 금액에서 단기 변동금리 연동형과 장기 고정금리 연동형의 비중을 선택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이를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12월 중순에 대출 금리 변동주기를 섞은 상품을 선보인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 95%에 달하는 CD 금리 연동형 대출 비중을 줄이려고 내년 초 실질 조달금리에 연동한 대출을 고객이 선택하면 우대하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CD 금리 연동형 대출과 고정 금리형 대출 간의 금리 격차를 줄인 상품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만기 3개월짜리 CD 금리에 연동한 아파트 집단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대신 만기 6개월짜리 은행채 금리 연동형 집단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0.30%포인트 인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대출자에게는 금리변동 주기가 6개월이나 1년인 상품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조달금리를 고려한 대출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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