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두바이發 쇼크, 글로벌 경기회복 시험무대

對 신흥시장투자 둔화 불가피… '양날의 검'

김동렬 기자

두바이월드의 채무이행연장 요청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지만, 제2의 금융위기 발발 등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둔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우리 수출 및 외국인 투자유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OTRA가 영국, 미국 등 12개 주요국 소재 KBC를 통해 긴급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각국은 이번 사태의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어느 정도의 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면서도 상환유예로 인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긴장은 늦추지 않되,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기조다.

이 같은 신중한 분위기를 반영, 27일 급락세를 보였던 글로벌 증시는 유럽의 경우 28일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으며 미국은 비록 반쪽짜리 장이었으나 하락률이 1.5~1.7%에 그쳤다. 아부다비 정부도 비록 '선별과 선택(pick and choose)'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지원 의사를 시사, 안도감을 더해주고 있다.

주요국들이 두바이 쇼크의 영향이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주요 근거는 우선 두바이 전체 부채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두바이월드의 채무 590억달러를 포함한 두바이 정부 전체 채무는 약 800억달러로, 연초 동유럽發 금융위기 우려 고조시 동유럽 부채규모 1조 7천억달러(연내 만기 4천억달러)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영국은 HSBC 등 금융권의 두바이 채권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브라운 총리는 '두바이 금융문제는 수용가능하고 지엽적인 것(containable and localised)' 이라며 영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을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인근국의 경우 국부펀드로 국가의 잉여자금을 재원으로 대(對) UAE 등 대외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단기간의 손실이 큰 의미는 갖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 근거는 이번 쇼크가 어느 정도 예견 가능했고, 글로벌 금융경제 시스템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위기를 겪으면서 내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위험은 대부분 중동 역내에 집중될 것이며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풍부한 금융 유동성을 공급해왔으므로 지역적인 충격을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CNBC 방송도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을 위기에 빠뜨리기보다 그간 예견되어 온 증시조정 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마켓워치가 이번 쇼크가 국제금융시장에 진정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며 이를 무난히 극복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 가능성에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바이사태로 인한 시장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공통적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흥 시장의 신용문제가 화두가 된 만큼 리스크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자금이 다시 선진국으로 회류할 것이라는 것이다. 선진국 내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신흥시장 수요가 글로벌 실물경기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되어 왔기 때문에,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둔화되는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세를 다소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문제는 두바이사태로 인한 금융권의 피해가 많은 유로화 및 파운드화 약세 및 안전자산으로의 달러화, 엔화 강세로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제고가 예상된다.

2009년내 누렸던 환율효과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를 한 번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효과는 단기적인 것으로 글로벌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신흥국 경기회복 둔화 및 선진국시장에서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부정적인 효과는 더욱 길고 강하게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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