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세계가 인정한 한국산 천일염, 국내에선 푸대접

올해 국산 천일염 수출증가율 130%…100만불 넘을 듯

김은혜 기자

국산 천일염이 세계 명품으로 도약하려면 소비자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제46회 무역의 날' 기념간담회에서 올해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국산제품들이 선전한 결과다. 이중에서도 올해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인기를 모으며 놀라운 수출증가율을 보인 제품이 있다. 바로 국산 천일염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천일염의 수출총액은 39만9,000달러였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10월까지의 수출액만 따져도 73만7,000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증가율이 무려 131.1%에 달한다. 관계자들은 올 해 100만 달러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성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각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업체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가 지난 2008년 3월 ‘염관리법’과 ‘식품공전’을 개정해 ‘광물’로 취급받던 천일염을 ‘식품’으로 격상시킨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월 '소금산업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관련법과 제도를 하나씩 정비해나가면서 천일염 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전 세계 갯벌천일염의 76%(34만톤)를 생산하고 있는 전라남도와 연구기관·관련업체 등이 주축이 돼 친환경 생산기반 구축, 천일염 연구 및 제품개발, 유통구조 개선, 국산 천일염 우수성 홍보사업 등을 진행해나갔다.

그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올해 열린 국내외 주요 식품박람회에서 국산 천일염의 수출계약이 크게 늘어난 것. 이달 중순 전남 광주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 '2009 소금박람회'의 경우, 불과 나흘 만에 400만달러 상당의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천일염 수출총액의 4배 이상이 내년부터 가능해지는 셈이다.

지금까지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만을 수입해 미국에 판매해온 한 해외업체는 '전남 천일염이 게랑드 소금에 뒤지지 않는 좋은 품질'이라는 극찬과 함께 여러 국내 업체와 11만6,000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해외 소금전문 바이어 6명은 레퓨레의 '수출용 리염'에 대한 28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박람회 계약총액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국산 천일염 수출 100만달러 달성’의 일등공신인 리염은 한미특허기술을 적용, 신안산 천일염에 키토산을 특수결합한 혈압강하 기능성 소금이다. 현재 정부지원 하에 프랑스에서 임상실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산 천일염 산업이 가야할 길은 멀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38만4,000톤, 국내 소비자가격으로 시장규모를 추산하면 약 1,920억원 정도이다. 하지만 세계적 명품소금인 프랑스 게랑드 소금의 소비자 가격을 적용하면 약 1조9,000억원, 무려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국산 천일염의 주요 미네랄 함량이 게랑드 소금보다 훨씬 풍부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국산 천일염은 수입소금보다 한수아래’ 또는 '소금 품질 거기서 거기, 싼 게 최고'라는 소비자 인식도 넘어야할 과제다.

레퓨레의 한 관계자는 “명품 수입소금은 비싸도 당연한 듯 여기지만, 명품 국산천일염은 품질에 합당한 가격을 책정해도 '소금이 왜 이리 비싸'라는 눈총을 받는다”며 “국산 천일염은 세계 어느 명품소금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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