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1) 전무가 15일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사실상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재용 부사장이 맡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EO(최고경영자)를 보좌하면서 경영 전반에 대해 관여하는 자리로, 사업부 간 업무조정은 물론 주요 대외 거래선과 관계를 직접 챙기는 역할을 맡는다.
올해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외국의 주요 거래처와 만나며 경영 수업을 받는 모습을 보였던 이 부사장이 전격적으로 요직에 올랐다는 점에서 그의 그룹 내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경영 구도를 세워갈 것이라는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1996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을 계기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이재용 부사장 중심으로 재편돼 부친인 이건희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는 것은 시간의 문제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여느 임직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규 코스를 밟았다.
그는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3월 상무보를 거쳐 2003년 2월 상무가 됐고, 2007년 1월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해마다 부사장 승진설이 나돌았지만, 오히려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고객책임자(CCO) 보직을 내놓고 국내외 사업장을 돌면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경영능력을 차근차근 검증받는 절차를 밟는 것이 직급 승진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이건희 전 회장 등 삼성 수뇌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5월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핵심으로 하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로 마무리되면서 이 부사장 중심의 후계 구도 재편 과정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힘이 실렸다.
현재처럼 외형상 `오너 회장'이 없는 삼성그룹을 만든 계기가 됐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로 복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던 것이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이재용 전무는 전무 승진 후 만 3년이 지나면 부사장 승진 대상이 되는 삼성전자의 인사 관행이 들어맞는 시기인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이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법원 판결 이후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짐을 덜게 된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경영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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