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레미콘업계의 카르텔(담합) 인가신청에 대해 품질관리ㆍ연구개발 등 부문에서 일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전날 개최한 전원회에서 레미콘 업계가 인가를 신청한 공동행위 중 공동 품질관리와 연구개발만 2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원재료 공동구매와 물량 배분 등은 불허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공동 품질관리와 연구개발은 경쟁제한 효과가 거의 없는 반면, 레미콘 품질개선과 산업합리화 등 긍정적 효과가 존재한다"며 " 법령상 인가 요건에 해당해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 레미콘 조합들은 콘크리트 시험원을 중심으로 레미콘 품질에 대한 연구개발을 공동 진행한 뒤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애프터서비스(AS) 관리 및 하자보수도 공동으로 실시할 수 있다.
다만 공정위는 원재료 공동구매, 레미콘 물량 공동배정, 공동 차량ㆍ운송관리도 허용해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원재료 공동구매는 경쟁제한성이 크고, 영업의 공동수행은 산출량 담합이나 낙찰자 사전 결정 등 경성카르텔과 같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법령상 인가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불허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서울, 경인, 강원,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388개 중소 레미콘사업자와 11개 레미콘사업자단체들은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경쟁력 향상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공정위에 카르텔 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경쟁적 시장구조에서 카르텔은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카르텔이 산업합리화, 연구·기술개발, 산업구조 조정 등 목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이번 카르텔 인가는 지난 1988년 밸브제조업체들이 5년간 생산품목 및 규격 제한에 대한 공동행동을 허용 받은 뒤 22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중소 레미콘 업체들은 '사실상 기각'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소 레미콘 업체 협의체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 "원재료 공동 구매와 물량 배분 등은 불허하고, 공동 품질관리와 연구개발만 허용한 것은 사실상 기각"이라며 "공동 연구개발과 품질관리는 공정위 인가를 받지 않아도 업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항인데도 카르텔을 일부 허용해 준 것처럼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업계와 시멘트 업계의 의견만 수용한 결정에 실망"이라며 "일본처럼 소규모 레미콘 사업자에 대해 공동행위가 가능하도록 중소기업법 개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는 공정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보냈다. 레미콘업계의 원재료 공동구매, 물량 공동 배정, 공동 운송관리가 허용되면 단가가 올라가고, 시멘트 가격·판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시멘트업계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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