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조합원을 만날 수는 있게 해줘야 하는데, 앞뒤 다 막아놓고 무슨 선거운동을 하란 말입니까"
제한되고 폐쇄적인 방식으로 치뤄지는 농협조합장 선거운동이 현 조합장에 절대 유리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27일 부산지역에서는 강서구 대저(조합원 2천900여명), 강동(1천400여명), 녹산(1천300여명) 등 3곳의 농협조합장 선거가 시행되지만 선거운동방식은 농협별로 다르다.
농협협동조합법에 규정된 ▲선전 벽보의 부착 ▲선거 공보의 배부 ▲소형 인쇄물의 배부 ▲합동 연설회 또는 공개 토론회의 개최 ▲전화ㆍ컴퓨터통신을 이용한 지지 호소 등 5가지 조합장 선거운동 방식 가운데 각 지역 농협은 정관으로 선거운동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대저농협은 선거공보 등 인쇄물 발송과 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 강동ㆍ녹산농협은 선거인쇄물 발송과 합동연설회 1차례뿐이다.
후보가 직접 조합원을 만나 명함을 돌리거나 공약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법이다. 후보 가족들도 선거운동에 나서지도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합장 후보들은 아예 선거운동 기간 집에 틀어박혀 조합원들에게 전화만 돌리거나 추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의례적인 인사만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강동동사무소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강동농협 김용우(51) 후보는 타 후보들과 달리 30분 연설시간을 꽉 채웠다. 김 후보는 "조합원에게 공식적으로 공약과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였다"며 "조합원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저농협 선거에 출마한 강덕모(58) 후보는 "선거운동 내내 하루 300∼400통의 전화만 조합원에게 돌리고 있다"며 "우편물 외에는 전화통화만이 유일하게 허용된 선거운동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녹산농협 조합장 후보로 나선 박현준(53) 씨도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더불어 호별 방문, 전화, 선거운동원 모집 등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선거인명부의 주소가 부정확해 반송되는 선거 인쇄물도 많아 선거 유무, 시행일자 등을 아예 모르는 조합원도 많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부산대 강재호(행정학과) 교수는 "선거 90일 이전부터 예비후보자 등록과 명함을 돌릴 수 있는 공직선거법에 비해 농협조합장 선거는 훨씬 폐쇄적이고 지명도가 있는 현 조합장에 절대 유리한 형태로 선거가 진행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서구 모 농협에서 6년간 감사업무를 담당했던 한 농민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사들이 조합장의 전횡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데다 정관 개정시 선거운동 방식도 조합장의 입맛에 맞춰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 농협개혁위원회 위원장인 서울대 김완배(농경제학과) 교수는 "농협조합장은 해마다 5천만∼8천만원의 급여와 성과급, 판공비, 각종 지원비를 포함해 1억원 이상의 돈을 챙기며 4년간 직원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농협 권력의 핵심"이라며 "선거운동 방식 개혁과 함께 과도한 조합장의 권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