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가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RB)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만큼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미국의 근원소비자 물가가 27년 만에 첫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연준이 현재의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미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2% 상승했지만, 가격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발표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82년 12월 이후 27년 만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1월 소비자 물가 또한 2.6% 상승하고, 근원 소비자물가도 1.6%가 상승했지만 시장전문가 예상치 보다는 낮았다.
신문은 최근 연준이 시장예상 보다 빨리 재할인율을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지만, 이처럼 물가 안정 신호가 나타나며 금리 인상 우려가 진정됐다며 전날 선물시장에서 10월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준도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19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에는 현재 인플레 압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성장을 이끌어 내려는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도 최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진행된 강연에 참가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은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듀크 연준 이사도 "재할인율 인상과 일부 대출 프로그램 중단은 유동성 지원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신호탄이라는 전망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24,25일 미 의회에 출석해 반기 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당분간 고실업과 공급능력 초과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은 내년 초에나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얀 하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 경제 회복 강도가 약한 탓에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탄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미국경제 담당도 "고용시장이 확연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낮은 물가로 연준이 경기부약을 위한 저금리 통화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기업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물가하락으로 제품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미국의 고용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 가계는 물가가 떨어져도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어 대부분의 기업은 매출 감소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푸드 체인점 '잭 인더 박스'의 린다 랭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고객층의 높은 실업률이 우리 매출에 타격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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