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뉴욕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 방한 인터뷰

권호영 기자
뉴욕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 연방의회를 통과한 것은 재미동포가 미국 시민의 한사람으로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고, 정치력을 발휘해 연방정치인들을 움직였기에 가능했습니다. 한미관계나 독도문제도 이렇게 풀어가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美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52) 소장은 12일 이뤄진 기자 간담회에서 "독도와 관련한 광고를 미국 주류신문에 내 이슈화하는 것보다는 `시민권자인 우리가 동해 명칭과 독도 문제 때문에 신경을 쓰느라 일을 못하고 있으니 이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형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10일 위안부 결의안 통과의 주역인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과 함께 방한했다.

김 소장은 "한국은 이제 큰 나라이다. 이슈마다 충돌하지 말고, 이를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유대인 600만 명을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국의 시민을 지킨다고 생각한다. 재미동포가 200만 명이다. 절반 이상이 투표권을 가진 시민권자이기에 연방 정치인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세금을 내면 미국에서 모범 시민으로 잘 살아야 한다. 한인들도 이제는 미국 시민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눈만 뜨면 한국 미디어와 접하고, 한국 생활권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원도 화천 출신인 그는 성균관대에 입학했다가 유학을 위해 1985년 도미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에 다니다 그만두고 뉴욕대(NYU) 와그너스쿨에서 비영리경영학을 전공했다. 1992년 L.A.• 폭동을 목격한 것이 동기가 돼 한인 정치력 신장 운동에 뛰어든 그는 동포들과 함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다.

다음은 `미국에 살 것이면 미국 정치에 참여하자', `투표율을 가지고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 센터가 설립된 지 올해로 16년됐다. 한인들의 정치적인 힘을 결집해 미국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포 정치인을 만드는 일도 한다. 동부 한인 밀집지역의 표를 4만여 명 끌어 모았다. 이 결과 90일 동안 비자없이 미국을 여행하게 됐고,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됐다. 유권자센터 설립 후 유권자 등록을 받았다. 처음에는 5% 정도가 등록했지만 지금은 27-28%가 참가한다. 이젠 미국 정치인들이 한글매체에 홍보를 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다른 지역으로도 이런 운동이 퍼져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 이번에 무슨 일로 방한했나.

▲ 미국 내 유대인들은 연방의회 휴회 기간에 의원들을 이스라엘로 많이 데리고 간다. 대학, 연구소 등 민간차원에서 나서서 강의를 하게 하고, 명예박사학위를 준다. 유독 한국에서만 이같은 교류가 없다. 대만은 이 일을 잘하고 있고, 인도는 지금 붐이다. 인도가 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인도계 시민권자들의 힘이 컸다. 우리도 이런 일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을 모시고 방한했다. 그는 13일 강원대학교에서 교육학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지난 4월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댄 버튼 의원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것도 그 차원이다. 1년에 4차례씩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많은 대학이 미국 기업인들 대신 미 의원들을 초청해서 명예박사학위를 주면 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민간차원의 외교가 중요하다.

-- 위안부 결의안이 갖는 국제적인 의미는 뭔가.

▲ 미국은 공식적으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미국에도 실익이 안 되는 일을 연방의회가 나서서 한 것이다. 혼다 의원은 435명의 의원 중 가장 구체적인 평화주의자이며 전쟁에 대해 가장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결의안 통과 2주년이 됐다. 뉴질랜드,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으로 퍼져 나가 위안부 문제가 세계의 인권문제로 확대돼 나갔다. 이제는 이 문제를 미국의 손으로 유엔에 상정하도록 운동을 펼칠 것이다. 435명의 하원의원 만장일치로 통과한 결의안에 대해 일본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의원들이 난리가 났는데 이것도 우리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것은 동포다. 일본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제부터는 모범 시민으로 주목을 받으면 된다. 결의안 통과 이후 한국에서는 이 안이 갖는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 오바마 대통령의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데 무슨 인연이 있는지.

▲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처럼 흑인들의 정치참여를 위해 시카고에서 흑인유권자센터를 운영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단체끼리는 서로 연계를 하는데, 처음에는 교류 차원에서 서로 알고 지내다 2004년 대권 선언할 때 인연을 맺었다. 한국에서는 `인맥'이라는 말을 하는데 안 어울리는 표현이다. 한인 유진 강 씨는 '시카고 사단'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모신 최측근이다. 현재 오바마 캠프 고위직에는 한인이 눈에 띄지 않지만 중•하위직에는 많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은 이익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美시민권을 가진 한국인이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후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시카고 사단이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다. 부시정권 이후 미국이 너무 어려워져서 그랬다. 국민의 지지없으면 속도가 안 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컨설턴트들은 현재 (오바마정부의 국정운영이) 속도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히 의회정치로 가고 있다. 오바마의 플랜은 20년 이상 가는 장기 계획이다.

--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북한의 여기자 석방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 미국이 일정한 명분을 가졌다. 미국은 북한과 빨리 문제를 풀 의지가 있다고 본다. 6자회담의 약속이 있어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 미국은 시민의 생명을 우선으로 한다. 처음에는 여기자 석방을 얘기하다가 형이 확정되자 사면을 요청을 했고, 결국 시민의 생명을 구하러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간 것이다.

--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많은 우려가 있는데.

▲ 동포 입장에서만 보면 권리라는 것이 생기면 나쁜 것은 아니다. 참정권이 부여되기 전에는 유권자 등록을 하고, 정치력 신장을 하는 데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한인들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 센터로서는 '죽음'이다. 선거 과정에서 나오는 법적인 문제가 가장 걱정인데, 한국 정부가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과 같은 비용지원을 하면 현지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다. 주의해야 한다. 미국도 못하는 온라인 투표를 하겠다고 하는데 참 걱정이다. 유대인들은 2000년, 같은 민족(리버맨 상원의원)이 부통령으로 선거에 출마하자 아직은 때가 아니라면서 주저앉혔다. 우리도 이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 한국의 동포정책이나 이민정책이 이대로 좋은가.

▲ 혼다 의원은 나는 100% 미국인이라고 말한다. 동포 2세들도 이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거주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도와주고 지원하는 콘셉트에서 이제는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는 정책으로 가야한다. 최근 플로리다에서 재미한글학교협의회가 주최한 한글학교 교사 국제회의에 강사로 초청돼 강의했다. 교사들의 애국심이 대단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모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이중국적 허용에 대한 견해는.

▲ 이중국적 허용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중국적을 준다는 전제하에 참정권을 주는 것은 찬성이다. 진지하게 연구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

-- 한국내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다민족사회인 미국과 견주어볼 때 어떤 접근이 바람직한가.

▲ 미국에서 20년을 넘게 살았다. 외국인들의 한국 내 삶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미국만큼 관대할 수는 없다. 인도 출신의 지인이 경기도 부천에서 사는 가족이 있다고 말할 때 그 앞에서 인권을 말할 수가 없었다. 금방 될 수는 없겠지만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교육이 많이 돼야 한다. 다른 인종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

-- 국가브랜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위안부 결의안 왜 인정 받았나. 인권, 평화, 여성이라는 이슈를 국제문제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재미동포의 위상을 높인 것은 바로 결의안이다. 국가브랜드 업(up)은 전통적인 외교방법으로는 힘들다. 당당하게 자기 정체성을 가질 때 한민족의 위상은 높아지고, 국가의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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