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책임 막중한 차기 한은 총재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3개월째 동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이변 없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무엇보다 ‘P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를 중심으로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우려 확산과 중국의 긴축 움직임 등 경기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기가 고점을 찍고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들이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경기도 다시 둔화되고 있는 것도 금리인상을 어렵게 했다. 금리인상을 서두르다간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이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데는 금통위원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하면서 “시점이 언제냐 하는 것은 조금 더 확인하고 서로 의견을 맞출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서 가까운 시일에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새로운 총재와 금통위원 선임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 총재는 임기 4년 동안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통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이를 통해 경제 전반에 낄 수 있는 거품을 제거하고자 했다. 또한 한은의 독립성과 금리정책의 중립성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로 아쉬운 점도 남겼다는 엇갈린 평가도 있다.

이제 이 총재를 이어 취임할 차기 총재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남겨졌다. 청와대는 오는 23일 국무회의에서 차기 한은 총재 임명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고 벌써 차기 총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금융정책의 핵심인 인사인 만큼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적절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 정부의 입맛에만 맞는 인물을 뽑아서는 더욱 안된다. 무엇보다 정부는 국내외 경제를 꿰뚫는 통찰력과 식견은 물론, 독단적으로 정책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의 적절한 소통이 가능한 그런 인물을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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