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기자재 갖추지 못했고 사전 승인도 받지 않아”
보존협, “품질시험 능력 갖췄고 사업내용도 정관에 있어”

산림청이 한국목재보존협회(회장 이종신)의 방부목 품질시험 성적서 발행에 제동을 건 가운데, 협회는 이에 대해 산림청장 면담을 신청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은 지난 4월5일 보존협회에서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은 보존처리목재(방부목) 품질시험 성적서 발행을 즉시 중단할 것과 지금까지 발행된 성적서 원본을 모두 회수해 폐기할 것을 골자로 하는 시정요청서를 협회에 정식 발송했다.
청은 그 이유로 ‘방부목재 및 약재는 국립산림과학원이 고시한 목재의 방충처리기준 및 방부·방충처리목재의 침윤도 및 흡수량 측정방법에 따라 품질시험을 하고 있으나, 보존협회에서는 고시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과, ‘법인은 민법에 따라 품질시험 등 중요사업은 필히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보존협회는 허가없이 성적서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나무신문이 입수한 지난해 협회 발행 ‘보존처리목재 품질시험 성적서’는 △시험내용은 목재방부제의 침윤도 및 흡수량 △시험방법은 국립산림과학원 고시 제2007-06호 또는 AWPA 시험방법에 의함, 이라고 명기돼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품질시험을 하는 것은 협회는 물론 개인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성적서 발행에 있다”며 “과학원고시는 국가규격으로, 이를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단법인 등 등록 단체는 관련부처에서 승인된 사업만 가능하기 때문에, 성적서 발행을 중지해야 한다”면서 “법에 의해 추후 (보존협회를) 공인된 시험기관으로 인증해주는 것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정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인 취소까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존협회는 산림청의 이와 같은 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험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방부목 품질검사는 일부 분석기자재가 없더라도 시약 등을 이용해 전문인력이 담당할 수 있다’는 것과, 사전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관에 이미 이러한 사업이 명시돼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 이종신 회장(목재보존학 박사)은 “협회에서는 시험방법인 적정법을 시행하기 위한 장비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며 “분석 기자재를 모두 갖추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품질시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약을 이용해 사람이 직접 측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산림청에서는) 협회가 이런 사업을 하기 위한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관에는 이미 이러한 사업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산림청의 보다 적극적인 정관해석을 주문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정관은 ‘제4조(사업) 8항, 목재보존제품의 품질시험 등 수탁 및 위탁 연구사업’. 협회가 발행한 성적서에도 이 항목에 근거해 시험성적서를 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08년 4월 개정된 이 정관은 현재까지 산림청의 승인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청에서는 협회가 총회를 거쳐 개정한 내용이라도 산림청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산림청의 승인을 받은 2006년 4월 판 정관 4항에 이미 ‘보존처리목재의 제품검사와 그 제조기술의 개발 및 보급’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협회에서는 ‘제품검사’에는 그에 수반되는 성적서 발행이 당연히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개정된 정관에 대한 승인절차를 밟지 못한 것은 행정적인 착오 때문”이라며 산림청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품질인증을 실시한 이후에도 사후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또 이를 위해 개별업체가 시험장비와 인력을 모두 갖추고 품질관리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 일”이라며 “협회에서 추렴을 통해 7000만원의 자금을 모아 회원사들의 품질관리에 임하고 있다는 선의의 의도를 산림청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사업을 명확하게 적시한 정관에 대한 승인절차는 없었지만, 산림청의 승인을 받은 개정 전 정관에 이미 ‘제품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다”며 “제품검사를 했다면 성적서를 발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품질관리를 위한다는 협회의 의도를 감안한다면 산림청이 이를 고무시킬 일이지 중단시킬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협회 발행 성적서가 공인된 국가기관에서 발행된 것으로 오인되거나 남용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성적서가 다른 기관의 이름을 사칭하거나 도용했다면 분명 문제가 되겠지만, 성적서는 협회장 명의로만 발행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올해부터는 ‘성적서는 의뢰인이 제공한 시료의 시험성적으로 전 제품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품질관리용’이라고 적시하고 있다”고 이 회장을 밝혔다.
끝으로 이 회장은 “산림청의 성적서 발행 중단 및 회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뒤, “(이와 같은 협회의 입장을 관철키 위해) 산림청장 및 담당 국장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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